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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디즈니 가려던 英 무슬림 가족 입국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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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디즈니 가려던 英 무슬림 가족 입국 거부

입력
2015.12.24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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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이 캘리포니아에 있는 디즈니랜드를 방문하려던 한 영국 무슬림 가족의 입국을 거부해 양국 간 외교 갈등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3일 AP통신은 영국 언론을 인용, 북동부 월섬스토에 사는 모하메드 자히드 마흐무드 가족 11명이 지난 15일 영국 런던 개트윅공항 출국장에서 미국 로스앤젤레스행 비행기 탑승을 거부당했다고 전했다.

영국 언론에 따르면 당시 미국 국토안보부 직원들은 아무런 설명 없이 이 가족의 비행기 탑승을 막고 이들을 돌려보냈다. 이들 가족은 캘리포니아 남부에 사는 사촌집을 방문하고 디즈니랜드와 유니버설 스튜디오를 찾을 계획이었고 온라인으로 미국 당국의 입국 허가도 이미 받아놓은 상태였다. 이후 해당 미국행 항공편을 운항한 노르웨이항공사 측도 이들 가족에게 8,000~9,000파운드(약 1,400만~1,571만원)에 상당한 항공료를 환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통보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무슬림 가족의 사연은 영국 노동당 스텔라 크리시 의원이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에게 편지를 쓰면서 알려졌다. 크리시 의원은 “최근 미국 공화당 대선 경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모든 무슬림의 미국 입국을 막자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 영국 무슬림의 피해 발생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최근 영국에서는 이 무슬림 가족과 비슷한 경험을 하는 무슬림 피해자들이 느는 추세다.

영국 총리실은 이번 무슬림 일가족의 미국 입국 거부에 대해 조사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양국 간 외교 갈등으로 비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앞서 캐머런 총리는 트럼프의 무슬림 입국 전면 금지 발언에 대해 “분열을 조장하는 어리석은 발언”이라고 비난한 바 있다.

한편, 미국 세관 및 국경보호국(CBP) 대변인은 “종교ㆍ신앙 등은 입국 거부의 원인이 되지 않지만 건강 문제, 범죄 전과, 보안 우려 등 여러 이유로 입국이 거부될 수 있다”고만 해명했다.

양정대기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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