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엄마가 양육의사 없을 땐
성인 될 때까지 '가정 위탁'
지자체장·아동기관장이 후견인
집에서 아버지(32)로부터 장기간 감금과 학대를 당하다 탈출한 A(11)양은 친어머니가 양육할 의사가 없을 경우 성인이 될 때까지 가정에 위탁될 것으로 보인다.
23일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과 경찰에 따르면 입원 치료 중인 A양은 영양 부족에 의한 빈혈과 간염, 갈비뼈 골절, 타박상 등이 회복되는 대로 전문센터에서 심리치료를 받을 예정이다. 점차 회복세를 보이는 A양은 올 말 퇴원이 가능하나 급성 스트레스 반응과 과잉 불안장애가 있어 장기간 심리치료가 필요한 상태다.
A양은 강원도에 거주중인 것으로 알려진 친어머니(32)가 양육할 의사가 없거나 환경을 갖추지 못한 경우 가정에 위탁된다. A양의 후견인은 지방자치단체장이나 아동보호기관장이 맡는다. 가정 위탁은 1년 단위로 계약을 맺는데 A양이 만 18세가 될 때까지다.
아동보호기관 관계자는 “A양이 친모에게 맡겨지는 게 가장 좋겠지만 친모의 동의가 필요하다”며 “현재 친모에게 연락을 취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A양의 친어머니에게 양육 의사가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A양의 친어머니는 A양이 3살 때인 2006년 남편과 이혼한 뒤로는 A양을 찾지 않았다.
A양의 아버지는 재판을 통해 아동학대 혐의에 대해 유죄가 인정되면 친권이 박탈된다. 구속 중인 A양 아버지의 친권은 현재 일시적으로 박탈된 상태다.
아동보호기관 측은 “가능성이 적지만 재판에서 아동학대 혐의가 인정이 안 되는 경우에는 가정법원에 친권 상실 또는 정지 청구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인천 연수경찰서는 A양의 아버지와 동거녀(35) 동거녀의 친구(36·여)를 24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 모두가 혐의를 인정하고 있다”며 “혐의를 부인하던 A양의 아버지도 어제(22일) 추가 조사에서는 ‘잘못했다’고 뒤늦게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환직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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