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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가지 호객행위 뚝... 관광한국 지킴이役 톡톡

입력
2015.12.2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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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휴영(오른쪽) 순찰팀장 등 관광경찰 대원들이 23일 오후 서울 명동 거리를 순찰하고 있다. 최흥수기자 choissoo@hankookilbo.com
김휴영(오른쪽) 순찰팀장 등 관광경찰 대원들이 23일 오후 서울 명동 거리를 순찰하고 있다. 최흥수기자 choissoo@hankookilbo.com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에 휘청거렸던 한국관광이 최근 다시 살아나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불편한 숙박시설에 바가지와 불친절 등이 만연하다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 2,000만~3,000만명 시대를 앞당기기 위해선 관광객을 만족시켜 재방문율을 높이는 것이 급선무. 2년 전 관광경찰대가 출범한 이유도 그 때문이다. 관광현장의 불법행위를 단속하고 불편사항을 신속 처리하는 게 그들의 임무다. 관광한국의 파수꾼 역할을 자임해온 관광경찰에게 물었다. 지난 2년 여 우리의 관광 현실은 얼마나 달라졌는가.

김휴영 서울경찰청 관광경찰대 순찰팀장은 “관광객의 불편신고는 쇼핑과 택시, 숙박 순으로 많이 들어온다. 관광경찰대 활동 이후 무질서가 많이 잡히며 관련 신고 건수도 줄어들었다. 관광경찰대가 많이 활동한 만큼 불편이 줄어드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실제 올해 들어 11월말까지 외국인 관광불편신고는 작년 동기 대비 903건에서 812건으로 6% 이상 감소했다. 특히 쇼핑관련 신고는 19%, 택시 관련 불편신고는 10%가 감소했다.

2013년 10월 서울 관광경찰대가 처음 발족해 명동, 시청, 청계천, 남대문, 홍대앞, 이태원, 인사동, 동대문 등 7개 지역에서 102명의 인원이 근무하고 있고, 2014년 7월 부산(35명ㆍ해운대, 광복동, 광안리 등 3개 지역), 인천(24명ㆍ인천공항, 차이나타운, 송도 등 3개 지역)에서도 관광경찰대가 운영되기 시작했다.

김 팀장은 “명동의 경우 호객행위가 문제였다. 마이크 소음을 유발하고, 지나가는 행인의 팔을 끌어당기거나 가게 안으로 억지로 밀어 넣기 일쑤였는데 지금은 그런 행위가 거의 자취를 감췄다. 홍대앞의 한 오피스텔 건물은 통째로 불법 게스트하우스로 운영된 적도 있다. 단속을 강화하면서 그런 불법 게스트하우스도 많이 줄어들었다.”

관광경찰대는 택시 불법영업이나 바가지 등을 막기 위해 지난 국경절 기간 특별 단속을 벌여 실효를 거뒀다고 했다. 김 팀장은 “당시 자가용으로 불법 영업을 하던 차량을 단속하던 관광경찰대원이 차에 매달린 채 20여m 끌려가다 크게 다치기도 했다”고 했다.

관광경찰이 처음 도입됐을 때 주변 반응은 그리 호의적이지 않았다. “복장이 다르니 경찰이 아닌 줄 알더라. 그래서 목에 경찰 신분증을 걸고 다니며 단속을 나갔다. 이제는 불법행위를 하는 이들은 우릴 보면 일반 경찰보다 더 무서워한다. 단속만 하는 게 아니라 계도도 많이 하고 있다. 상인들 중엔 우리가 지나가면 먼저 인사해주는 분들도 많다.”

최근 명동에서 새 잡화점이 문을 열면서 무신고 전단지를 나눠주고 마이크를 사용해 호객행위를 한 적이 있었다. 바로 주변의 상점들이 관광경찰에 신고를 해 단속에 나선 적이 있다. 김 팀장은 이런 것들이 관광경찰의 존재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많은 관광객들이 관광경찰의 도움을 받는다. 관광지의 많은 민원들 중 하나가 길 잃은 가족이나 동료를 찾아주는 것. “명동에서 70세 넘은 중국인 관광객이 찾아와 가족을 잃어버렸다고 찾아왔다. 제 팔뚝을 꼭 잡고 안전부절 못하시더라. 1시간 뒤 가족을 찾자 막 울음을 터뜨렸다. 대만이나 중국 영사관에서도 여행 온 자국민의 신고가 들어오면 우리에게 먼저 연락을 해온다.”

잃어버린 물건을 찾아주고, 상인과의 분쟁 등에 나서서 해결해주니 관광경찰대를 찾아 고마움을 표하는 관광객들도 많다. 한 일본인 관광객은 물건 배송이 안 된 문제를 해결해주자 한국을 방문할 때마다 관광경찰대원을 찾아와 작은 정성을 표하곤 한다.

바가지 신고와 관련 많은 부분 오해인 경우도 많다. 관광객과 상인의 언어소통이 원활치 않아 생긴 문제들이다. 이때도 관광경찰이 나서 중재를 한다. 김 팀장은 “상인들도 우리가 중간에 껴 있으면 편하다고 한다. 양쪽 이야기 들어봐서 처리해주는데 관광객을 이해시켜 돌려보낸 적이 많다”고 말했다. 이런 작은 것들이 쌓여 관광한국의 이미지가 좋아진다는 것이 관광경찰대의 생각이다.

현재 관광경찰제도를 운영하는 곳은 우리나라 외에도 태국 그리스 터키 등이 있다. 김 팀장은 얼마 전 태국으로 관광경찰 견학을 다녀왔다. 파타야에서 만난 관광경찰들은 캠핑카 사륜오토바이 세그웨이 등 더 많은 장비들을 갖추고 있고, 휴양지다 보니 복장도 더 자유로웠다. 그는 “태국 법을 지키며 관광을 즐기는 방법을 안내하는 책자가 인상 깊었다. 현지의 법까지 즐기란 아이디어가 신선했다”고 말했다.

이성원기자 sungw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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