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의원과 각별한 인연을 가진 장하성 고려대 교수와 노회찬 전 의원이 안 의원의 신당 창당에 대해 상반된 평가를 내려 화제다. 안 의원의 싱크탱크 ‘정책 네트워크 내일’의 소장이었던 장 교수는 신당에 대해 간접적인 지원 의사를 밝혔지만, 노 전 의원은 자신의 전 지역구인 서울 노원병에서 당선된 안 의원에 대해 날을 세우며 부정적인 전망을 제기했다.
장 교수는 23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열린 ‘한국의 재벌기업, 무엇을 어떻게 개혁해야 하나’ 토론회에서 “안철수든 김철수든 문철수든 세상을 더 낫게 바꾸겠다고 한다면, 당연히 제 뜻과 맞다면 직접적인 도움을 줘야겠죠”라며 안 의원의 신당에 힘을 실어줄 것임을 밝혔다. 다만 “갈등과 대립, 불공정과 불평등이 만연한 사회에서 이 세상을 바꾸겠다는 정치인이 있다면 당연히 학자로서 도와야 한다”고 재차 강조하면서도, 신당합류 여부에 대해선 “정치할 생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장 교수는 지난해 7월 안 의원이 신당 창당 작업을 멈추고 민주당과 합당 결정을 내리자 소장 직을 내려놓고 그와 결별했다. 이후 안 의원은 장 교수를 수 차례 찾아 관계 개선을 시도했고, 관계가 복원된 이 둘은 최근까지 경제 개혁 이슈와 관련해 대화를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노 전 의원은 안 의원 신당이 야권에 도움이 되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전날 라디오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총선에선 3등 하는 사람이 2등 한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다”며 “안 의원 신당이 총선에서 (야당의) 당선자를 늘릴지에 대해선 의문이고, 오히려 여당과 박빙을 이루는 선거구에서 야당을 전멸시키는 측면이 더 크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어 20대 총선에서 노원병 지역구에 재출마할지 여부에 대해선 “당의 전체 선거전략이 수립되면 그에 따라 최종적으로 결정할 것”이라며 가능성을 열어두기도 했다.
노 의원 발언이 알려지자 안 의원 측은 불쾌하다는 반응이 역력했다. 안 의원의 핵심 측근은 “다른 사람도 아니고, (2009년) 서울시장 선거와 지난해 (서울) 동작을 보궐 선거에서 야권 분열로 패배의 원인을 제공한 노 전 의원이 안 의원을 평가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정재호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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