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 인사도 평등과 배려의 용어로 바뀌고 있다. Merry Christmas 대신에 ‘Happy Holidays’가 쓰이고 연하장에서도 그러한 표현이 더 많아지고 있다. ‘Merry Christmas and a Happy New Year’ 같은 기존의 인사말 대신 보다 중립적이고 덜 종교적이며 타 종교를 배려한 언어가 많아졌다. ‘Warmest Wishes for Happy Holidays and a Happy New Year’나 ‘Warmest Greetings of the Season and Best Wishes for Happiness in the New Year with Holiday Blessings.’같은 인사가 돋보인다. 이렇게 더욱 neutral한 언어가 많아지는 것은 ‘성탄절’ 용어가 일부에게 거부감을 준다고 해석될 수 있다.
Christmas를 Xmas라고 표기하는 것에는 그만한 배경이 있다. 전 세계인이 즐기는 ‘크리스마스’에서 비기독교인들이 Christ를 뺀 Xmas로 표기했다는 설도 있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그리스 문자로 Chi는 Christ를 줄여서 말한 것이고 Xmas는 결국 Christmas와 다를 바 없다. Xmas라는 표기는 1,000년 넘게 종교학자들 사이에서 사용돼 왔고 전혀 낯선 것이 아니다. 17~18세기 비종교 문건에서도 Xine같은 표현이 있었는데 알고 보니 Christine 이라는 사람 이름을 놓고 앞부분 Christ를 X로 표기한 것이다. 일부 문서에서는 Christ 부분을 Xp나 Xt로 적은 경우도 있다. 요즈음 미국 가수 Christina Aguilera의 팬들은 그녀의 이름에서 Christ를 X로 대체하여 X-tina로 부르기도 한다. 미국에서는 1977년 New Hampshire 주지사가 Christmas를 Xmas로 표기하지 말자는 발표를 한 적도 있는데 뒷말만 무성하고 쓸데없는 처사라는 비난을 받았다. New York Times나 BBC 방송의 내부 지침을 보면 공식 문구에서 Xmas라는 표현을 삼가도록 권하고 있다.
다만 여기서 참고할 사항은 Christ가 그리스어 christos에서 온 것이고 ‘기름을 부은 자’(anointed)라는 뜻이며 하늘에서 내려 주거나 점지했다는 의미라는 것이다. 따라서 Jesus Christ는 ‘Jesus Anointed One’이라는 뜻으로 딱 한 사람이기 때문에 ‘The Christ’처럼 정관사를 사용하기도 한다. Christmas의 어휘 배경과 달리 이는 본래 농부들이 농업신을 기리고 추수를 끝낸 뒤 풍악을 울리며 즐기는 것이었다고 한다. Christmas는 오히려 다종교 이교도들의 즐거운 행사였고 Christ Mass라는 종교적 색채가 덧씌워진 것은 나중 일이다. 비기독교인들이 크리스마스를 즐겁게 맞이하고 연말을 보내는 것은 지극히 타당하고 당연한 것이다. 따라서 Merry Christmas 대신 Merry Holidays! 라고 인사하면 세계 어디에서나 반가운 축하와 인사가 될 것이다. 그리고 독자 여러분 모두에게 ‘Wishing you all Joy and Peace at the holidays!’의 인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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