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트럼프 "클린턴, 2008년 오바마에 X됐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트럼프 "클린턴, 2008년 오바마에 X됐다"

입력
2015.12.23 14:10
0 0
미 공화당 대통령 경선에서 도널드 트럼프의 성적 비속어를 동원한 막말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21일 트럼프가 미시건 주 그랜드래피즈에서 열린 유세에서 지지자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 공화당 대통령 경선에서 도널드 트럼프의 성적 비속어를 동원한 막말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21일 트럼프가 미시건 주 그랜드래피즈에서 열린 유세에서 지지자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대선 공화당의 선두 주자 도널드 트럼프가 민주당 유력 후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게 ‘성적 비속어’를 섞은 막말을 잇따라 퍼부어 논란이 일고 있다. 비판 여론이 들끓고 클린턴 진영이 강력 비난하고 나섰으나, 일부 전문가들은 이런 도를 넘은 언행 마저도 보수층의 결집을 위한 트럼프의 계산된 행동이라고 분석했다.

22일 워싱턴포스트와 CNN 등에 따르면 트럼프 후보는 전날 미시간주 그랜드래피즈 선거 유세 도중, 2008년 민주당 후보 경선 때 클린턴 후보가 버락 오바마 후보에게 패한 사실을 거론하며 “클린턴이 이길 판이었는데, 오바마에 의해 ‘X됐다’(got schlonged)” “클린턴은 졌다”고 말했다. ‘슐롱’(schlong)은 남성의 생식기를 뜻하는 이디시어(Yiddishㆍ중부 유럽권 유대인들이 사용하는 언어)로, 클린턴 전 장관이 패한 걸 신랄하게 표현하기 위해 동사형으로 바꿔 사용한 것이다.

트럼프는 민주당 대선후보 3차 TV토론 도중 클린턴 전 장관이 화장실에 다녀오는 바람에 뒤늦게 등장한 것에 대해서도 “너무 역겹다”고 말했다. 클린턴 전 장관의 지각 입장은 의도적인 게 아니라 여성 화장실이 토론장에서 멀리 떨어져 발생한 해프닝이었다. 그런데도 트럼프는 네 차례나 ‘클린턴이 어디 갔었는지 아느냐’고 물어보면서 “나는 어디에 갔는지 안다. 너무 역겹다. 나는 얘기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독설과 막말로 유명한 트럼프이지만 공개 석상에서, 그것도 여성 후보를 상대로 비속어까지 사용하면서 파문이 커지고 있다. 당장 클린턴 전 장관은 트럼프를 겨냥, ‘불량배’에게 맞서야 한다고 응수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22일 아이오와 주 카오타 유세에서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한다고 호소한 여고생에게 “나에 대해 매우 지독한 얘기를 잔뜩 한 누군가 보일 것”이라며 “존중과 배려를 갖고 서로를 대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그들이 어디에 있건 우리가 불량배들에 맞서야 하는 중요한 이유”라고 덧붙였다.

민주당 지지 성향의 온라인 언론인 ‘싱크 프로그레스’도 논평을 내고 “명

백한 성적 차별 발언”이라며 “슐롱이라는 말은 남성의 성기를 상징하는 말로 이를 대체하는 다른 정의가 없다”고 밝혔다.

한편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가 화장실과 성적 비속어를 동원한 건 미국 유권자 성향에 대한 뇌신경학적 분석을 토대로 한 것일 수 있다고 보도했다. 뇌신경학 실험에 따르면 보수 성향일수록 지저분하고 역겨운 표현에 강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관찰되고 있는 만큼 트럼프 언동은 공화당 진영에서 자신에 대한 지지율을 공고히 하려는 의도가 다분하다는 것이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