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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호한 류중일 "외인에 끌려가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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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호한 류중일 "외인에 끌려가면 안된다"

입력
2015.12.23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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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을 새로 짜야 되지 않겠습니까."

삼성과 외국인 선수 나바로(28)의 재계약 협상이 결렬됐다. 삼성은 후보군에 올라 있던 다른 외국인 타자로 방향을 선회했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판을 새로 짜야 되지 않겠나"라며 '새로운' 삼성의 내야를 예고했다.

류 감독은 23일 본지와 통화에서 "금액이나 성실성을 요구한 부분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는데 나바로 쪽에서 (최종안을) 거절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나바로는 공수에서 맹활약하며 '효자' 외인으로 꼽혔다. 국내 무대 첫 해였던 지난해 타율 0.308, 31홈런 98타점 25도루를 올렸고 올해는 타율 0.287, 48홈런 137타점 22도루를 기록했다.

하지만 뛰어난 성적과 달리 불성실한 태도로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홈 경기 때 구장에 늦게 나오거나, 경기 중 땅볼 타구에 전력 질주를 하지 않는 등 태만한 모습이 자주 비쳐졌다. 결국 류중일 감독은 나바로의 이런 모습을 다잡을 필요성을 느꼈고, 삼성은 류 감독의 요청에 따라 이번 협상 조건에 '성실함'에 대한 조건을 넣었다. 하지만 결국 나바로와 합의에 이르진 못했다.

한국 무대에서 '검증된' 나바로의 공백은 삼성에 치명적일 수 있다. 이미 지난달 FA(프리 에이전트)로 주전 3루수 박석민(NC)이 팀을 떠난 상황이다. 여기에 나바로까지 이탈하면서 내야가 텅 비었다. 중심타선도 무게감이 떨어지게 됐다.

하지만 류 감독은 담담했다. 류 감독은 "외국인 선수에게 끌려가는 시대는 끝났다. 50개의 홈런을 쳐줄 수 있는 내야수라는 점에서 나바로가 아깝긴 하다. 하지만 꼭 그 선수만으로 야구를 하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선수 한 명'에 의존하는 팀을 만들지 않겠다는 의지다. 류 감독은 "선수에 끌려가는 구단, 끌려가는 감독이 되면 안 된다고 봤다"고 강조했다.

나바로와 협상이 결렬된 삼성은 새 외국인 타자 영입에 몰두하고 있다. 나바로와 협상이 불발될 경우를 대비해 후보군에 올려놨던 타자를 중심으로 살피고 있다. 류 감독은 "곧 결정이 되지 않겠나. 조만간 좋은 소식이 들릴 것 같다"고 전했다.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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