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금리를 인상했지만 한은의 기준금리는 바로 올리지 않을 것이라고 23일 밝혔다. 거시경제 상황과 금융 안정에 유의해 통화정책을 운영할 것이라는 얘기다.
이 총재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경제관련 연구기관장들과의 경제동향간담회에서 "국내외 경제 여건의 불확실성이 내년에도 지속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미국 연준이 최근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상한 것에 경계감을 늦추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연준이 금리를 올렸지만 국제금융시장은 물론, 국내 금융시장도 상당히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고 무디스도 우리나라 기초 경제여건을 높게 평가해서 신용등급을 상향조정한 바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연준의 금리 인상은 1회성 이벤트가 아니어서 경계를 늦출 수 없다"며 "특히 전례가 없었던 양적완화와 제로금리가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앞으로 국제자금 흐름이나 환율의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가도 하락 압력을 받고 있는 점 등 글로벌 경제의 위험이 적잖이 잠재해 있어 각별히 유념해야 할 것이라고도 했다.
아울러 "연준의 금리 인상과 그로 인한 파급 영향이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고려 요소임이 분명하지만 곧바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최근 한은이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적용할 새로운 물가안정목표제를 발표한 것과 관련해선 "단일수치 물가안정목표 2%는 한국은행이 중기적 시계에서 지향하는 목표 수준이지, 단기에 달성해야 할 목표는 아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기준금리 전망에 대한 언론사의 전문가 설문에서 동결, 인상, 인하 등 다양한 기대가 나왔다며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하는 의견의 배경에는 한은이 새로 설정한 물가안정목표에 대한 해석의 차이도 한 요인이 된 것으로 파악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도훈 산업연구원장, 김세종 중소기업연구원장, 방하남 한국노동연구원장, 신성환 한국금융연구원장, 이일형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 조동철 한국개발연구원 수석이코노미스트 등이 참석했다.
이훈성기자 hs0213@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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