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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환점 V리그, 남자 '춘추전국' 여자 '토종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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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환점 V리그, 남자 '춘추전국' 여자 '토종반란'

입력
2015.12.23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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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도헌 삼성화재 감독(오른쪽).

2015-2016시즌 프로배구가 22일 전반기 일정을 모두 마치고 반환점을 돌았다. 이번 시즌은 '혼란의 시즌'이라고 불릴 만큼 어느 때보다 순위 경쟁이 치열하다. 삼성화재의 독주가 막 내린 남자부에서는 플레이오프 진출권이 주어지는 3위 팀도 점치기 어려운 혼전이 이어졌고, 여자부에서는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 제도 도입으로 토종 선수들의 활약이 눈에 띄었다.

◇'춘추전국 시대' 맞은 남자부

지난 10월 초, 시즌 개막을 앞두고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남자부 7개 팀 감독들은 우승후보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난색을 표했다. 임도헌(43) 삼성화재 감독과 김종민(41) 대한항공 감독은 "다 엇비슷하다. 선수들의 컨디션이나 팀워크에 따라 승부가 바뀔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당시 예상처럼 남자부는 그야말로 '춘추전국 시대'다. 지난 시즌 창단 2년 만에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하며 신흥강호로 우뚝 선 OK저축은행이 전반기 13승5패(승점 41)로 선두를 질주하는 가운데 전통의 강호들이 피할 수 없는 2위 싸움을 벌이고 있다.

대한항공(승점 36)과 삼성화재(승점 33)는 나란히 12승6패를 기록했고, 현대캐피탈이 10승8패(승점 31)로 뒤를 바짝 쫒고 있다. '자고 나면 순위가 바뀐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단 한 경기의 승패로 순위가 순식간에 요동칠 수 있다.

더 치열해질 후반기 2위 싸움의 변수는 외국인 선수다. 마이클 산체스(29ㆍ쿠바)가 부상으로 이탈한 뒤 주춤하던 대한항공은 3라운드 중반부터 러시아 국가대표 출신 파벨 모로즈(27)를 영입해 전열 재정비에 나섰다. 4연승을 달리며 기분 좋게 전반기를 마무리한 김종민 감독은 "후반기 라운드별 5승1패씩이 목표"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반면 전반기 막판 3연승으로 신바람을 낸 삼성화재는 당분간 '버티기 작전'에 나선다. 괴르기 그로저(31ㆍ독일)가 2016 리우올림픽 예선을 위해 29일 한국전력과의 4라운드 첫 경기를 마치고 독일로 떠나기 때문이다.

◇'토종의 반란' 여자부

올해 여자부는 외국인 선수 영입 제도를 자유계약에서 트라이아웃으로 변경하면서 '외국인 하향 평준화 시대'를 맞이했다. 외국인 선수들의 강력한 스파이크로 시원하게 승부가 갈리는 장면은 줄어들었지만 그만큼 국내 선수의 역할이 커졌고, 토종이 강한 팀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양효진(26), 황연주(29) 등 실력파 국내 선수가 많은 현대건설은 트라이아웃 효과로 날개를 달고 승점 35(12승 3패)로 1위로 도약했다. 양효진은 득점 부문 7위로 외국인 선수(1~6위)를 제외하면 국내 선수들 중에선 선두를 달리고 있다.

여기에 수비형 레프트인 에밀리 하통(23ㆍ미국)이 합류하면서 에밀리-양효진-황연주의 삼격편대는 팀을 더욱 공고한 선두로 이끌었다. 양효진은 하통에 대해 "작년에는 좋은 외국인 선수가 있었지만 국내 선수들의 성적이 떨어지는 역효과가 나타났다"며 "이번에는 우리 팀에 꼭 맞는 선수가 온 것 같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김희진(24), 박정아(22)를 보유한 IBK기업은행(9승6패ㆍ승점 28)과 이재영(19)이 크게 성장한 흥국생명(9승6패ㆍ승점 25)은 각각 2, 3위로 전반기를 마쳤다.

프로배구는 크리스마스인 25일 오후 2시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올스타전을 치른 뒤 27일(남자부)과 28일(여자부) 후반기를 시작한다.

허경주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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