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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달산 토막살인’박춘풍… “사이코패스는 아니다”

입력
2015.12.23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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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달산 토막살인' 사건의 범인 박춘풍. 연합뉴스
'팔달산 토막살인' 사건의 범인 박춘풍. 연합뉴스

‘팔달산 토막 살인사건’의 범인 박춘풍(55ㆍ중국 국적ㆍ사진)이 사이코패스가 아니고 반사회성 인격장애도 없다는 뇌 영상 감정 결과가 나왔다.

서울고법 형사5부(부장 김상준) 심리로 22일 열린 박의 4차 공판에서 김지은 이화여대 뇌융합과학연구원 교수는 “범행 당시 사물 변별 능력도 정상이었던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같은 의학적 소견을 냈다.

뇌 영상 촬영 결과, 박의 주장대로 그의 뇌 일부는 손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다른 재중동포의 뇌와 달리 박의 ‘안와전두엽’(안구의 맞닿은 뇌의 앞부분)이 아래로 많이 내려와 있다”며 “영상에서 하얗게 보인 부분은 뇌세포가 제 기능을 못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마 쪽(상전두엽) 뇌 부위에는 동그란 형태의 출혈 흔적이 발견됐으며, 전두엽 쪽에 피가 제대로 흐르지 않고 있다는 분석도 더해졌다. 앞서 박은 “어렸을 때 사고로 넘어지며 눈을 다쳤고 뇌까지 다쳤을 가능성이 있다”며 뇌 감정을 의뢰했다. 박은 4년 전 공사장 2층 높이에서 콘크리트 바닥으로 떨어진 적이 있고, 2년 전에는 교통사고를 당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김 교수는 “뇌 손상이 25~50% 확률로 박의 공감 능력이나 죄책감 결여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면서 “다만, 사이코패스나 반사회적 인격장애의 기준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은 당초 예정된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 촬영 없이 2심 선고를 받게 된다. fMRI는 여러 질문이나 사진 등을 대상자에게 제시하며 뇌혈관을 흐르는 핏속 산소 수준을 파악해 그의 생각과 감정, 행동에 따라 뇌 활성화 부위를 보는 검사다. 박이 뇌 손상이 있는 상태에서 당시 상황에 어떤 감정을 보이는지를 뇌 촬영으로 보려 했으나 불발됐다. 김 교수는 “(박에게) 연습을 여러 번 시켰지만 전혀 적응을 못해 fMRI 촬영은 못했다”고 말했다. 이날 공개된 건 박이 가만히 있는 상태에서 뇌 구조·연결 부위에 이상이 있는지를 살펴보는 ‘구조적 자기공명영상(sMRI)’결과에 그친 것이다.

박은 지난해 11월 경기 수원시에서 동거녀를 목 졸라 숨지게 한 뒤 시신을 훼손하고 수원 팔달산 등에 유기한 혐의로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 받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번 감정 결과를 참고해 양형을 정할 계획이다. 선고는 이달 29일 오후2시.

김정원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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