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 후보’ 미셸 플라티니(60ㆍ프랑스)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의 8년 자격정지 징계로 차기 ‘축구 대통령’의 자리에 누가 앉을 것인지, 전세계 축구계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가장 유력한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 후보였던 플라티니 회장과 제프 블라터(79ㆍ스위스) 현 FIFA 회장이 부패스캔들로 사실상 축구계에서 퇴출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내년 2월26일 치러지는 FIFA 회장 선거는 자연스레 ‘새 시대’의 첫발을 내딛는 신호탄이 될 가능성이 높다.
앞서 FIFA 윤리위원회는 21일 블라터 회장과 플라티니 회장에 대해 각각 8년간의 자격정지 중징계 처분을 내렸다. 지난 2011년 블라터 회장이 플라티니 회장에게 법적 근거 없이 FIFA 자금 200만 스위스프랑(24억원)을 건넨 혐의가 인정됐기 때문이다. 이들은 당분간 축구계에 발을 들이기가 어려워졌다. 블라터 회장은 1998년부터 17년간 회장직을 맡아온 FIFA에서 불명예 축출됐으며, 블라터 회장의 후임 자리를 노리던 플라티니 회장은 아예 FIFA 회장 선거 출마자체가 불가능하게 됐다.
하지만 블라터 회장은 항소 의사를 밝히면서 이 같은 처분에 불복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플라티니 회장이 속한 UEFA 역시 FIFA의 징계처분이 ‘항소 대상’이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와 동시에 양측이 자신과 뜻을 같이하는 FIFA 회장 후보를 물밑 지원해 차기 회장 선거를 ‘블라터 대 플라티니’ 구도로 이어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블라터 회장은 자신의 후계자로 셰이크 살만 빈 에브라힘 알 칼리파 아시아축구연맹(AFC) 회장을 내세우고 있고, ‘친플라티니’후보인 지아니 인판티노 UEFA 사무총장이 그 대항마로 부상하고 있는 구도다.
알 칼리파 AFC 회장은 십 수년 동안 축구계에 뿌리를 내린 ‘친블라터’ 지지자들의 지원 사격을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이에 대항하는 인판티노 사무총장은 새롭게 부상하는 유력 후보다. 그는 플라티니 회장이 애초에 자격정지 90일을 받았을 당시 추대됐던 대리 주자로, 53개 유럽 회원국들의 지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외에도 일찍이 독자 행보를 구축한 알리 알 후세인(40) 요르단 왕자까지 가세해 차기 회장 선거는 3파전 양상으로 좁혀졌다. 알 후세인 왕자는 지난 5월 FIFA회장 선거에서 블라터 회장에게 도전장을 던졌던 후보다. 알 후세인 왕자는 1차 투표에서 패해 사퇴한 뒤에도 “플라티니 회장은 FIFA 회장에 알맞은 인물이 아니다”라며 날을 세운 바 있다. 그는 낙마 이후 차기 회장 선거 출마를 선언함과 동시에 줄곧 FIFA 개혁을 부르짖는 등 ‘반블라터’ 행보를 이어왔다. 이 외에도 프랑스 전직 외교관 제롬 샹파뉴(57ㆍ프랑스), 남아프리카 공화국 정치인 토쿄 세콸레(62) 등도 차기 회장 선거에 도전장을 내민 상황이다.
그러나 209개 FIFA 회원국 중 아프리카축구연맹(CAF)과 아시아축구연맹이 각각 54개국과 46개국의 두고 있어 이들의 표심이 판세를 결정할 것이란 전망이다. 유럽축구연맹 53개국은 일찌감치 ‘플라티니 지지’를 선언한 바 있다.
회장 선거는 스위스 취리히 FIFA 본부에서 열린다. FIFA 회원국이 1표씩을 행사하며 1차 투표에서 총 유효표 중 3분의 2 이상의 표를 얻어야 당선된다. 3분의 2 이상을 얻은 후보가 나오지 않을 경우 재투표를 실시, 과반수 이상의 득표자가 회장에 당선된다. FIFA 회장의 임기는 4년이다. 이현주기자 memory@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