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지루한 '먹방'?, 먹는 것도 비법이 되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지루한 '먹방'?, 먹는 것도 비법이 되다

입력
2015.12.22 20:00
0 0
코미디TV '맛있는 녀석들'에 출연하는 왼쪽부터 유민상, 김준현, 김민경, 문세윤. 이명현 인턴기자(숙명여대 미디어학부 4년)
코미디TV '맛있는 녀석들'에 출연하는 왼쪽부터 유민상, 김준현, 김민경, 문세윤. 이명현 인턴기자(숙명여대 미디어학부 4년)

“면치기가 뭐예요?”

답부터 말하면 짜장면이나 칼국수, 라면 등을 먹을 때 면을 끊지 않고 단숨에 흡입하는 기술이다. 이때 숨을 참는 건 기본. 면을 끊으면 양념이나 국물이 면발에서 떨어지기 때문에 제대로 맛을 음미할 수 없다고.

순대국밥, 콩나물국밥 등 국밥을 먹을 때도 기술이 있다. 뜨거운 밥을 국물에 먼저 넣으면 밥이 퍼지기 때문에 조금 식혀서 말아 먹는 게 비법이다. 이때 밥 공기(식당용) 뚜껑을 닫은 채 위 아래로 흔들어주는 건 센스. 그래야 밥알이 밥 공기에 달라붙지 않고 깨끗하게 떨어진다고.

개그맨 김준현 문세윤 김민경 유민상이 맛집을 찾아 다니는 케이블채널 코미디TV ‘맛있는 녀석들’은 이렇듯 매주 먹는 기술을 공개한다. ‘먹방 레시피’를 알려주는 셈이다. ‘쿡방’ 열풍 속에 ‘먹방’은 열기가 식었다고들 하지만 ‘맛있는 녀석들’만큼은 시청자와 블로거들의 입소문을 타면서 연일 화제다.

지난 1월부터 시작한 ‘맛있는 녀석들’은 총 80여 군데의 맛집 음식을 대했다. 이들이 음식을 대하는 태도는 호들갑스럽거나 건방지지 않다. 뻔한 감탄사를 남발하지 않고 어떻게 하면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는지를 진지하게 보여준다.

면치기나 국밥 마는 법을 비롯해 둥글려 숟가락 담기, 입술로 식히기 등의 생소한 먹는 기술이 지루할 틈 없이 시청자를 빨아들인다. 손목 스냅을 이용해 비빔밥 등을 숟가락으로 둥글게 가득 담아내는 것도 수준급이다. 그걸 한 입에 넣는 건 경이에 가깝다. 뜨거운 밥에 입술을 대고 입김을 불어넣어 식히는 방법은 ‘아!’하는 감탄사를 불러낸다.

이들이 인기를 끄는 또 다른 이유는 한 가지 음식을 놓고 저마다 맛있게 먹는 팁을 공유하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바지락칼국수를 먹을 때 바지락과 칼국수를 나눠 담아, 바지락은 매운 양념장으로 무쳐 밥에 비벼 먹는다. 한 음식으로 두 가지 맛을 느낄 수 있다. 팥죽도 인절미와 계피가루를 섞어 먹거나 우유로 팥라떼를 만들어 여러 버전으로 즐길 수 있다. 곱창구이도 딸려오는 감자와 양념부추를 식빵에 올려 토스트로 먹고, 코다리조림은 삶은 양배추나 눌은밥과 함께 먹는다. 짜장면은 탱탱한 면발을 위해 식초를 약간 곁들이거나 심심한 식감을 보충하기 위해 감자튀김과 함께 하면 더한 풍미를 느껴볼 수 있단다.

사실 네 사람이 소개하는 먹는 팁은 담당 PD가 내 주는 숙제다. 한 주 동안 각자 머리를 쥐어 짜 맛있게 먹는 법을 연구해 오는 것이다. 차원이 다른 이 ‘먹방’은 올해 같은 방송사의 대표 ‘먹방’인 정준하의 ‘식신로드’를 누르고 VOD판매 1위를 기록했다.

kiss@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