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데이터 분석만으로 보험사기를 벌인 것으로 추측되는 견인차 운전자들을 적발했다. 이런 수사방식은 앞으로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최근 여러 보험사에서 견인차 운전자들의 보험사기가 의심된다는 제보를 받고 수사에 착수해 의심되는 13명을 찾아냈다. 현장 탐문 등이 아닌 보험금 지급 데이터를 통해서였다. 금감원은 2012년 1월부터 올해 5월까지 보험금을 받은 전국의 견인차 1만1,356대를 분석한 결과 이들을 찾아낼 수 있었다.
금감원에 따르면 이들은 이 기간 동안 고의로 246건의 교통사고로 총 17억 1,000만원의 보험금을 받아갔다. 1인당 평균 19건, 1억3,000만원에 해당한다.
사기 수법은 간단했다. 일부러 속도를 줄여 후방차량과 거리를 좁혀 주행하다가 급정거해 추돌을 유도하는 것이다. 도로법규를 위반한 차량을 노려 일부러 사고를 내기도 했다.
용의자 중 A씨는 금감원이 조사한 41개월에 걸쳐 45건의 사고를 내고 3억4,000만원을 받았다. 한 달에 한 번 이상 보험사기를 친 셈이다.
이중 1억6,000만원이 미수선 수리비 명목으로 받아낸 돈이었다. 미수선 수리비는 예상되는 수리비를 미리 현금으로 받는 것으로 이중청구나 보험사기의 통로로 자주 악용되고 있다. 특히 견인차는 견인장비에 대해서는 수리내역이 관리되지 않아 이중청구뿐 아니라 과다청구 위험까지도 있다.
실제로 이번에 적발된 B씨는 견인차에 외장튜닝을 한 후 사고 시 고액의 수리비를 챙겼던 것으로 드러났다. 차선변경 차량과 이뤄진 가벼운 접촉사고에도 2,600만원의 수리비 견적서를 제출했던 것. B씨는 같은 기간 25건의 사고에 보험금 2억4,000만원을 타냈다.
금감원은 해당 결과를 보험사에 통보하고 자동차 사고이력 조회 시스템 활용 등의 보험사기 대비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또 견인차 표준정비수가제도 도입도 추진할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번 수사는 전국적인 데이터 분석을 통해 현장 수사 없이 보험사기를 찾아낼 수 있었다는 큰 성과가 있다"며 "앞으로도 효율적인 수사를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재웅 기자 jukoas@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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