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32)와 그 동거녀(35)에게 2년 넘게 감금·학대를 당한 A(11)양이 초등학교를 다니지 못하게 된 직후인 2012년 9월 A양의 친할머니가 경찰과 함께 학교를 방문, A양 행방을 찾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A양의 친할머니는 2012년 9월 20일쯤 A양이 다녔던 부천시 모 초등학교를 찾아 “아들이 인감도장을 들고 나가 연락이 안 된다”며 A양과 그 아버지의 행방을 물었다. 당시는 이미 A양이 한달째 무단 결석하고 있던 시점이었지만 경찰 수사 등으로 이어지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청 관계자는 22일 “A양의 담임교사가 2012년 8월 20일부터 그 다음달 초까지 A양이 살던 집을 3차례 방문했으나 A양이나 보호자를 만나지 못한 것이 서류상으로 확인된다”고 말했다.
당시 A양 집을 방문했던 동 주민센터 관계자도 “문이 닫혀 있고 사람은 없었다. 주민들도 ‘2~3개월간 그 집 사람을 본 적이 없다’고 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뒤 동거녀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진술을 했던 A양의 아버지는 이날 추가조사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A양의 아버지는 동거녀, 동거녀의 친구(36·여)와 함께 2013년 7월부터 최근까지 인천 연수구 자신의 빌라에서 A양을 감금한 채 굶기고 상습적으로 때린 혐의를 받고 있다.
A양은 2011년에만 서울 모 초교에서 인천의 한 초교로, 다시 부천의 초교로 옮겨 다닌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결석일수가 65일이나 됐다. 1학기만 다닌 2학년 때도 20여일을 결석했다.
A양은 특히 2012년 8월 학교를 다니지 못하게 된 뒤 부천 월세집과 모텔, 펜션 등을 전전하며 생활한 것으로 파악돼 경미한 아동학대가 2013년 7월 이전부터 있었던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A양의 친어머니는 A양이 3살 때인 2006년 남편과 이혼한 뒤 연락을 하거나 직접 만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A양의 친어머니에게 연락을 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A양을 보호하고 있는) 아동보호전문기관과 계속 협의 중”이라며 “A양의 조부모들로부터 아직까지 연락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환직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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