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첼시와 결별한 조세 무리뉴(52) 감독이 경쟁 구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직 부임에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대중지 더 선을 비롯한 영국 언론은 21일(현지시간) “무리뉴 감독의 맨유 부임이 거의 합의 단계에 있다. 글레이저 맨유 구단주의 결정만 남았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이 과정에서 무리뉴는 연봉 삭감을 감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데일리스타는 “무리뉴 감독이 맨유 감독이 되기 위해 1,600만 파운드(약 280억 원)의 임금 삭감도 받아들일 것이다”고 전했다. 무리뉴 감독은 지난 여름 첼시와 재계약을 통해 연간 약 1,000만 파운드(175억 원)의 급여를 받았다. 이 보도에 따르면 무리뉴 감독은 맨유와 연봉 600만 파운드(약 105억 원)에 4년 계약을 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무리뉴 감독이 돈보다 명예회복을 택한 것이라는 분석들이 나온다. 맨유는 역사가 깊고 위상이 높은 빅클럽이기 때문에 무리뉴의 시야에 들어왔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현재 맨유를 이끌고 있는 루이스 판 할(64) 감독은 가시방석에 앉았다. 사실상 경질 수순을 밟고 있다는 게 현지 언론의 판단이다. 가디언 등은 “판 할 감독이 26일 스토크시티와 경기에서 패할 경우 경질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20일 노리치와의 리그 홈경기에서 패한 맨유는 최근 3연패의 부진에 빠졌다. 맨유는 17라운드까지 8승5무4패 승점 29로 리그 5위에 올라 있다.
판 할 감독은 구단이 선수 영입 등에 천문학적인 금액을 지출했으나 기대에 부응하는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맨유는 EPL팀 가운데 유일하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무리뉴 감독이 판 할 감독 대신 지휘봉을 잡더라도 험난한 길이 될 것이라 보고 있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 이후 맨유 감독들은 여러 차례 물갈이 됐다. 퍼거슨 감독이 은퇴한 후 맨유는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을 선임하며 변화를 꾀했지만 그가 맨유의 예전 성적을 회복하기는 쉽지 않았다. 구단은 모예스가 선수 장악 등에 실패하고 성적도 신통치 않자 곧바로 내치고 구단의 전설인 라이언 긱스를 감독대행에 앉혔다. 그러다 지난해 여름부터 맨유는 판 할 체제로 돌아섰다. 그러나 여전히 매 경기 불안한 모습이다. 맨유 감독직은 당분간 ‘독이 든 성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종민기자 mi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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