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콜센터 여성 상담원들에게 막말과 성희롱을 일삼은 남성이 업체의 적극적인 대응으로 입건됐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KB국민카드 콜센터 직원 9명에게 막말과 성희롱을 한 혐의(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로 자영업자 김모(54)씨를 입건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2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 카드사 회원인 김씨는 지난 9월 24일 콜센터로 9차례 전화해 여성 상담원 9명에게 성적 모욕감을 주는 단어를 포함한 욕설 발언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의 언어폭력에 상담원 9명 중 일부는 정신과 상담을 받았을 정도로 큰 충격을 받았고, 1명은 퇴사 의사까지 밝혔던 것으로 전해졌다.
상담원들의 피해를 확인한 KB국민카드는 콜센터 직원의 인격을 심각하게 모독했다고 판단, 지난 10월 12일 김씨와 상담원들 간의 통화내용 녹취 등을 증거로 해 경찰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경찰 관계자는 “조사 과정에서 김씨가 ‘카드사의 업무 처리에 불만이 있어서 그랬다’며 자신의 범행에 대해 인정했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KB국민카드의 이 같은 대응이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그동안 금융회사들은 소속 콜센터 직원들이 언어폭력에 시달려도 금융서비스업의 이미지상 강력한 대응을 하지 못해왔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상담원들도 인격이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앞으로 유사한 사례가 발생한다면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현빈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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