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슬림 배척'을 주장한 공화당 대선 선두 주자 도널드 트럼프에 대한 민주당의 파상공세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가세했다.
21일(이하 현지시간) 폴리티코 등 미국 정치전문매체들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민주당 유권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트럼프를 비롯한 공화당 대선 주자들의 무슬림 배척 주장이 "미국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자신의 이름이나 배경을 빌미로 자신의 애국심을 의심하는 사람들이 있었다고 전제한 오바마 대통령은 "그래서 공화당 대선 선두 주자가 무슬림 입국 금지를 주장할 때 주목하게 된다"고 트럼프를 에둘러 비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의 국가 정체성 중 하나는 이민자의 나라라는 점이라는 데에서 나오고 그 점은 우리를 특별하게 만든다"고 덧붙였다.
이날 공개된 공영방송 NPR과의 인터뷰에서도 오바마 대통령은 "기술혁신과 금융위기 등으로 밀려난 노동계층 일부에서 잠재적 분노과 좌절, 두려움 등이 있는데 트럼프 같은 사람이 그것을 악용한다"고도 주장했다.
민주당 대선주자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다시 트럼프를 상대로 날을 세웠다. 샌더스는 이날 미국 CBS방송의 '디스 모닝' 프로그램에서 트럼프가 "병리학적(pathological) 거짓말쟁이"라며 "전 세계로 미국에 대한 증오심을 퍼뜨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선두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장관이 지난 19일 민주당 대선주자 TV토론에서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더 과격한 지하디스트들을 뽑기 위해 이슬람교와 무슬림을 비난한 트럼프의 동영상을 보여준다"고 주장했지만 공화당에서 근거 없는 발언이라며 사과를 요구한데 대해 클린턴 선거운동본부에서는 "사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맞섰다.
클린턴 선거운동본부의 브라이언 팰런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클린턴 전 장관이 "도널드 트럼프의 증오를 바탕으로 한 말들이 얼마나 IS 가담자 모집을 돕는지에 대해 말했다"며 이런 입장을 보였다.
샌더스 의원은 CBS와의 인터뷰에서 클린턴 전 장관이 트럼프에게 사과해야 하겠냐는 질문을 받자 "클린턴 전 장관이 결정할 것"이라면서도 "트럼프는 미국인들에게 (이 문제로) 사과해야 한다"고 공세를 이어갔다.
트럼프는 파리 테러와 로스앤젤레스 동부 총격테러 이후인 지난 7일 미국 의회가 확실한 테러 대책을 세울 때까지 "모든 무슬림의 입국을 전면 통제해야 한다"고 주장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신지후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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