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단체 신뢰성이 성공 좌우
정부기관 등서 가이드라인 세워야
보건복지부.

‘기부를 요청하는 기관이나 단체를 믿을 수 없다’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이 같은 이유로 기부를 하지 않는다는 사람은 무려 응답자의 20.8%에 달했다. ‘기부를 할만한 경제적 여유가 없다’는 이유 다음으로 비중이 높은 응답이었다. 그만큼 기부단체의 신뢰성은 모금 성공을 좌우하는 핵심 키워드다. 한국일보와 함께 공익법인 투명성 평가를 실시한 채원호 가톨릭대 행정학과 교수 연구팀의 분석 결과에서도 투명성이 높아지면 기부모금액이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연구팀에 따르면 공익법인들의 투명성 지표 점수가 10% 증가할 때 기부금 수입은 4.9%포인트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단체별 총자산, 고유목적사업비, 기부금 수입규모와 투명성 점수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다. 쉽게 말해 공익법인의 재정현황과 지배구조 등을 투명하게 공개할수록 기부자들이 지갑을 더 많이 열 것이라는 의미다.

실제로 내ㆍ외부 감사보고서는 물론 임원진의 국외출장보고서까지 홈페이지에 낱낱이 공개해 투명성 지표에서 100점 만점에 92.5점을 기록한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기부금 수입 역시 5,833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기부금 수입이 1,802억원으로 조사대상 공익법인 중 두 번째로 많은 월드비전의 투명성 점수도 74.75점으로 전체 8위였다. 다만 총자산 규모가 클수록 투명성 지표 점수도 높아진 것은 인력과 재원에서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대형단체가 정보공개에 보다 힘을 쏟을 수 있었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있다.

이번 투명성 조사에서 A등급을 받은 단체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대한적십자사 단 두 곳에 불과하다. 두 단체는 정부가 직접 운영에 관여하는 공공기관 성격의 단체라는 공통점이 있다. 결국 정부가 관여할 때 더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하게 된다는 점에서 국세청이 공시 내용을 더 적극적으로 점검하고 공익법인 홈페이지 정보공개에 대한 가이드라인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채원호 교수는 “정부가 나서지 않더라도 NPO들이 자발적으로 어떤 내용들을 공개할지 보편적인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필요도 있다”며 “군소단체의 경우 인력이 부족해 일일이 공개하는 게 어려울 수도 있지만 시민들의 기부금을 통해 운영되는 단체라면 재정현황 등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양진하기자 realha@hankookilbo.com

정준호기자 junhoj@hankookilbo.com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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