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검장·검사장급 43명 인사
법무부 차관엔 이창재 임명
법무부는 21일 서울중앙지검장에 이영렬(57ㆍ사법연수원 18기) 대구지검장을, 대검찰청 차장검사에 김주현(54ㆍ연수원 18기) 법무부 차관을, 법무부 차관에 이창재(50ㆍ19기) 서울북부지검장을 임명하는 등 고검장ㆍ검사장급 간부 43명의 승진 및 전보 인사를 24일자로 단행했다.
최대 검찰 수사조직을 지휘하는 서울중앙지검장에 비(非) 대구·경북(TK) 출신 인사가 임명된 것은 4년 만이다. 중앙지검장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견제가 진행되면서, 가장 호불호(好不好)가 적은 인물이 낙점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출신인 이 지검장은 경복고, 서울대 법대를 나와 서울중앙지검 외사부장, 서울고검 송무부장, 전주지검장, 서울남부지검장을 거쳤다. 1998년 미국 뉴욕의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에 파견됐고, 노무현 정부시절 대통령 사정비서관을 지내기도 했다.
이번 인사는 총선을 앞둔 정치적으로 민감한 시기인 점을 고려, 지역 안배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수남 검찰총장이 TK출신이라 다른 검찰 요직에서 TK 중용이 최대한 자제됐다는 평가도 있다. 고검장 승진자 6명 가운데 TK 출신은 대전고검장에 임명된 김강욱(57ㆍ19기) 의정부지검장 1명이다. 검사장 승진자 11명 가운데 TK 출신은 2명이며 나머지는 호남 3명, 충청 2명, 서울 3명, 경남 1명이다.
이번 인사를 계기로 검찰에서 사퇴한 검찰 간부 중에 PK(부산ㆍ경남) 출신이 유독 많은 점도 눈에 띈다. 김경수 대구고검장, 조성욱 대전고검장, 강찬우 수원지검장, 정인창 부산지검장 등이 법무부로부터 용퇴 건의를 받고 사표를 냈다. 검찰 인사에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과의 관계, 그리고 PK 출신인 김진태 전 검찰총장의 퇴임이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우 수석과 동기인 연수원 19기를 대거 고검장으로 약진시키는 ‘물갈이’ 인사로 청와대의 통제력을 강화하면서도, 18ㆍ19기들을 일부 잔류시켜 조직의 ‘안정화’를 꾀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장 후보로 거론됐다가 ‘사법시험 폐지 4년 유예’ 후폭풍을 만난 김주현 법무차관은 대검 차장으로 옮겼다.
김수남 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2차장이던 윤웅걸(49ㆍ21기)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이 대검 기획조정부장으로 임명돼 함께 일하게 됐다. 박정식(54ㆍ20기) 울산지검장도 김 총장의 신임을 받아 전국의 권력형비리 수사를 지휘하는 대검 반부패부장에 임명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청환기자 chk@hankookilbo.com
조원일기자 callme11@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