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잠잠해졌는데, ‘아프니까 청춘이다’ 뭐 이런 말들이 돌았던 적 있다. 불과 몇 년 전. 책제목이었는데 안 읽어봤다. 나야 뭐 늘 아픈 사람인데, 이제 청춘은 아니니까 자격이 없다 생각했다, 는 아니다. 제목 자체가 이상했고, 그런 게 많이 팔리는 이 나라가 왠지 불감증 천국 같아서 아연했다. 정작 아파야 할 것, 분노해야 할 것, 싸워야 할 것들과 안 싸우려 한다는 게 그 당시 내가 만난 ‘청춘’들의 태도였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러면서 싸워야 하고 아파야 하고 분노해야 될 것을 내가 떠들어 대는 순간, 아픔도 분노도 슬픔도 핵심이 없어질 거라는 생각을 했었던 것 같다. 요는, 다들 눈치 보기에만 밝았지 자기 말은 아무도 안 했던 거다. 생물학적 나이가 삶을 규정한다는 건 말도 안 된다. 세대차니 시대가 변했니 하는 말들은 참 무식한 규정이라 여겼다. 내 삶은 이랬니 너 삶은 이랬니는 동세대간 친구나 연인 사이에도 언제나 있었던 일이다. 그리고, 그 외에 모든 일도 언제나 있었던 일이다. 모두 당연하면서 모두 새로워 다만 당황스러울 뿐이다. 헛소리가 길다. 청춘은 아픈 게 아니다. 흰 머리에 고민하는 장년도, 허리 구부러진 노년도 아파야 할 당위는 없다. 내가, 그리고 당신이, 왜 누굴 가르치려고 지랄이냐. 그냥 잘 살자. 아프면 좀 더 안 아프게. 즐거우면 그 즐거움 대로 잘 삽시다, 다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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