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장내시경 검사는 대장 용종(폴립)을 제거해 대장암을 예방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주기적으로 검사해도 대장암이 생기게 마련이다. 이를 ‘중간 대장암’이라 한다. 이런 중간 대장암의 20% 정도는 용종을 완전히 잘라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작은 용종이라도 완전히 잘라내려면 ‘올가미’를 이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란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보인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와 김준성 인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2012~2014년 41세 이상 138명의 대장 용종 환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7㎜ 이하의 종양성 용종을 단순히 조직검사용 겸자로 제거하면 불완전 절제율이 13%였고, 특히 5~7㎜ 크기의 용종의 불완전 절제율은 30%로 높았다고 최근 밝혔다.
이는 금속 올가미로 용종의 아래를 조여서 잘라내는 방법의 불완전 절제율이 3%이고, 특히 5~7㎜의 경우 6% 정도임에 비교하면 매우 높은 수치다.
대장 용종은 대장 점막이 비정상적으로 자라 혹이 되어 장의 안쪽으로 돌출되는 것이다. 선종과 같은 종양성 용종의 경우 그냥 방치하면 암으로 악화할 수 있다.
대장 용종은 대부분 특별한 증상이 없이 생긴다. 때문에 대장내시경 검사를 통해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이 교수는 “대장내시경으로 미리 대장 용종을 찾아서 제거해주면 대장암의 80% 정도를 예방할 수 있으며, 증상이 없는 50대 이상 남녀에게 건강검진 목적으로 대장내시경을 하면 20~30%에서 용종이 발견되므로 50세 이상이면 주기적으로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또 “원인이 불분명한 빈혈, 혈변, 체중감소, 지속적 복통 등이 있는 경우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아울러 “검사 중 종양성 용종이 발견되면 원칙적으로 모두 제거해야 하며 특히 용종의 크기가 5㎜ 이상인 경우 생검 겸자로 제거하면 불완전 절제율이 30%에 달하므로 작은 용종도 올가미를 이용하는 것이 권장된다”고 했다. 그는 “고주파 전류를 함께 사용하는 경우 천공이나 대장벽의 화상의 위험이 있으므로 큰 용종이 아니라면 전류를 사용하지 않고 올가미만으로 기계적으로 절제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미국 소화기내시경 학회지 3월호에 실렸다.
우리나라와 미국 내시경 의사 대상 설문조사에 따르면 보통 5~6㎜ 이하 작은 용종은 ‘조직 검사용 집게’(겸자)로 간단히 없애는 경우가 가장 많다. 따라서 이번 연구결과는 기존이 많이 사용하던 대장 용종 제거 방식에 경종을 울릴 것으로 보인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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