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모바일 역할수행게임(RPG)은 유행처럼 '자동 사냥' 기능을 필수 탑재한다. 유저들의 플레이 피로도를 낮추고 게임 내 잔존률을 높이는 필수 요소로 꼽힌다. 때문에 모바일 RPG가 획일화 됐다는 비판을 받기도 하지만, 아직까지 관련 장르의 불문율로 통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게임빌은 RPG 시장에 새로운 화두를 던졌다. 자동 사냥, PvP(유저간 대결) 콘텐츠를 배제한 2D 턴제 RPG '크로매틱소울'로 국내 시장을 넘어 글로벌까지 겨냥한 것.
그렇다면 크로매틱소울은 왜 시장의 대세를 따르지 않았을까. 최진성 크로매틱소울 PD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나눴다.
■ 성장에만 집중하는 '흔한 RPG' 싫었다
크로매틱소울은 게임빌이 준비하는 글로벌 공략 게임의 신호탄이다. 자체 개발작인만큼 2년여간의 시간을 들여 야심차게 준비했다고 게임빌은 설명했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3D 그래픽, 자동 사냥, 유저간 대결 콘텐츠(PvP)가 없는 '3무(無) 게임'인 것. 2D, 턴제, 수동 조작 등 정형화된 틀을 깬 청정 모바일 RPG인 셈이다.
▲ 모바일 턴제 RPG 크로매틱소울을 프로듀싱한 최진성 PD. 채성오기자
최진성 크로매틱소울 PD는 "최근 대세로 자리잡은 한국식 모바일 RPG는 전투보다 성장 및 경쟁에만 집중하는 구조다"라며 개발 의도에 대한 운을 뗐다.
이어 최 PD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WoW)의 경우 어려운 난이도의 레이드몹을 공략한 후 클리어 했을 때 느끼는 재미가 있다"며 "이러한 느낌을 유저들에게 전달하고 싶어 기획한 게임이 바로 크로매틱소울"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개발진은 국내 모바일 시장에서는 주류가 아니라는 판단에 북미와 유럽 등 전략 시장을 목표로 했지만 국내는 물론 아시아권에서도 마니아층이 형성돼 있다고 판단, 현재는 글로벌 시장으로 저변을 넓혔다.
실제로 2D 턴제 RPG 크로매틱소울은 중세 유럽풍의 그림체와 게임 내 화려한 이펙트가 특징이다. 게임 내 캐릭터 역시 투박한 이미지의 디펜더·버서커 클래스부터 드루이드·스카우트 등 미향 캐릭터까지 총 12개 캐릭터로 글로벌 취향을 동시에 저격한다는 계획이다.
▲ 크로매틱소울에서 귀여움을 담당하고 있는 미향 캐릭터 드루이드(왼쪽)와 스카우트. 게임빌 제공
트레이딩 카드 게임(TCG)에서 볼 수 있는 2D 캐릭터 원화에 임팩트 있는 스킬 그래픽이 합쳐져 동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여기에 성우들의 실감나는 대사와 효과음이 더해져 마치 3D 게임을 하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최 PD는 "게임을 턴제 형식으로 개발하다보니 정적인 느낌이 강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2D 게임에서도 3D 느낌이 나게끔 하는 장치들이 필요했고 애니메이션, 이펙트, 사운드로 이를 보완하는 작업에 주력했다"고 배경을 밝혔다.
■ 마니악 게임? 필승법으로 누구나 쉽게
크로매틱소울은 다소 클래식한 전투 방식을 적용했다. 4명의 캐릭터를 골라 전략에 맞게 던전을 공략하는 방식을 취한다. 때문에 호불호가 갈리는 게임으로 평가받기도 한다.
▲ 크로매틱소울은 기존 자동전투의 틀에서 벗어나 수동 조작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게임이다. 게임빌 제공
최PD는 "마니악하다고 평가받기도 하지만 UI나 액션성에서 차별화를 줬을 뿐, 진입장벽은 없는 게임"이라며 "오히려 초반 TCG처럼 가볍게 플레이하다가 점차 전략에 맞는 캐릭터, 장비 등을 체득해가며 새로운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렇다면 초반 캐릭터 육성 노하우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최PD는 초반 업적 달성 퀘스트로 받는 보상 아이템 및 재화를 활용해 캐릭터를 최대한 확보해야 한다고 비법을 밝혔다. 주력 캐릭터 4개를 선정한 후 나머지 캐릭터는 탐사로 육성한 뒤 전략에 맞게 캐릭터를 투입해야 하는 것이 빠른 던전 클리어의 비결이라는 것. 캐릭터 조합은 단일 스킬이 강력한 '팔라딘-어쌔신-클레릭-위저드'를 추천했다.
▲ 크로매틱소울의 대기 화면. 캐릭터의 동적인 움직임이 더해져 살아 숨쉬는 듯한 느낌을 연출한다. 게임빌 제공
친구의 캐릭터를 활용하는 비중이 높아 강력한 이웃을 만나는 것도 전략이 될 수 있다. 던전 중간마다 강력한 허들(진입장벽)이 생기는 경우도 있는데 친구 캐릭터의 활용도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
장비의 경우 세트 중심으로 구성하는 편이 좋으며 레벨 제한이 없는 대신 장비와 캐릭터가 동반 성장하는 귀속 시스템으로 구성돼 있다. 스킬은 데미지 딜링을 하는 공격형을 중심으로 가는 것이 빠른 클리어의 비결이 될 수 있는데 던전 난이도가 높아지면 어그로 시스템이 있기 때문에 중반부터 탱커 비중도 높아진다. 선(先) 공격-후(後) 방어 전략을 통해 공방 밸런스를 시기별로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 '길드 레이드+6티어'로 차별성 높인다
크로매틱소울의 향후 개발 방향은 길드 레이드와 새로운 최고 난이도 던전 개발에 집중돼 있다.
길드 레이드는 PvP를 대체한 레이드 시스템의 확장판이다. 현재 운영하고 있는 레이드가 친구와 함께 아이템을 파밍(캐릭터의 능력을 상승시키기 위해 아이템을 모으는 행위를 농업에 빗댄 말) 수준이라면 길드 레이드는 길드원과 함께 전략을 활용해 고난이도의 레이드를 클리어하는 시스템으로 업데이트될 예정이다.
최 PD는 "PvP를 추가해야 한다는 피드백을 많이 받았다. 그런데 스킬 자체가 PvE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PvP로 옮겼을 때 예상보다 코스트가 많이 들게 된다. 현재 길드 레이드에 주력하고 있는데 이 개발 과정이 끝난 후 검토해 볼 콘텐츠가 될 것 같다"
▲ 최진성 PD가 크로매틱소울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채성오기자
현재 가장 상위 난이도 던전인 5티어(등급)보다 한 단계 높은 차원인 6티어 던전도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스킬도 새로운 기술이 추가되며 캐릭터는 한 달에 한 번씩 추가돼 잠정적으로 16종의 라인업을 갖추게 된다. 각 캐릭터간 밸런스 최적화를 통해 고유 특성이 더욱 부각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최PD는 "크로매틱소울은 다른 RPG와 달리 전투에서 굉장히 생각을 많이하고 그 결정에 따라서 결과가 크게 달라지는 게임"이라며 "한 번 빠져들면 헤어나오기 힘든 마력의 게임으로 아직 게임을 접해보지 못한 유저분들도 재밌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채성오기자 cs86@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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