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총선에 도전하는 세종 예비후보들의 공약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교육과 교통 등 관심을 끄는 공약도 있지만 국회 이전 같은 이른바 ‘장미빛 공약’까지 쏟아지면서 유권자들의 반응은 신통찮다.
박종준 예비후보(새누리)는 국회는 물론, 감사원과 미래창조과학부, 행정자치부, 법무부, 여성가족부 등 잔여부처 이전을 공약으로 내놓고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또 대전 반석 지하철~청주공항 연결, 신도심과 원도심 상생발전 등의 약속도 내놨다.
같은 당 조관식 예비후보는 미이전 행정부처와 국회 이전, 구도심과 원도심 격차 해소를 핵심 공약으로 제시했다. 조 후보는 또 주차시설 확충, 중앙공원 원안 조성과 전망대 설치, 세종시 전역 도시가스 공급 등도 약속했다.
반면, 같은 당 김동주 예비후보는 국회와 부처이전 공약을 배제했다. 대신 구도심 대규모 산업시설 유치, 관광시설 조성, 주차 타워 건립, 교육여건 개선 등 공약을 내걸었다. 그는 그러면서 정치권의 구태를 혁파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유재호 예비후보는 이달 중 세종시 정상 건설 등의 내용을 담은 공약을 내놓을 예정이다. 유 후보는 현 정권에 대해 세종시 건설 의지가 없다고 진단하며 강한 야당을 통한 온전한 신행정수도 건설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20일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고진광 세종시향우회연합회장은 168일 간 세종시를 다니며 수렴한 민원을 바탕으로 대중교통, 종합병원, 교육ㆍ체육시설 인프라 확충 등을 담은 공약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시민들은 일단 생활밀접형 공약에 귀를 기울이는 눈치다. 반면, 정치적 이해관계가 얽힌 사안부터 수천억원 이상 규모의 사업까지 막무가내로 내놓는 공약에는 냉담한 반응이다.
교육 문제로 대전에서 세종시로 이주한 이모(37ㆍ여)씨는 이번 총선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 씨는 “교육 공약은 의지만 있으면 얼마든지 지킬 수 있을 것 같다. 실망시키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못미덥다는 반응도 있다. 이모(46ㆍ조치원읍)씨는 “구도심을 살리겠다는 약속은 정말 고마운데 진짜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은 솔직히 많이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일부에선 공수표를 남발한다며 냉담한 반응도 나온다. 세종 신도심에 사는 박모(43)씨는 “약속한 정부부처도 안 오는데 국회를 이전시킨다는 후보들을 믿을 수 있겠냐”며 “지금은 그런 사탕발림에 속을 사람이 거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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