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스페인, 신생 포데모스 30년 양당체제 끝내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스페인, 신생 포데모스 30년 양당체제 끝내

입력
2015.12.21 16:30
0 0
20일(현지시간) 치러진 스페인 총선 결과 발표 후 포데모스의 파블로 이글레시아스 대표가 마드리드 당사에서 당원들과 환호하고 있다. 마드리드=AP 연합뉴스
20일(현지시간) 치러진 스페인 총선 결과 발표 후 포데모스의 파블로 이글레시아스 대표가 마드리드 당사에서 당원들과 환호하고 있다. 마드리드=AP 연합뉴스

20일 치러진 스페인 총선에서 신생 정당들이 약진을 펼치면서 30여년 간 견고히 유지되던 양당 체제가 막을 내렸다. 과반 의석을 차지한 정당이 없어 연합정부 구성을 놓고 각 정당간의 합종연횡 구도가 복잡해 스페인은 당분간 정국 혼란을 겪을 전망이다.

이날 스페인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총선 최종 개표 결과 전체 하원 의석 350석 중 집권 국민당(PP)이 123석(28.7%)을 얻어 1당은 유지했으나, 과반 의석에 크게 모자랐다. 이는 이전 총선에서 얻은 186석보다 63석이나 줄어든 것이다. 국민당과 함께 양당 체제를 굳혀 온 중도 좌파 사회노동당(PSOEㆍ이하 사회당) 역시 총선 전보다 20석 적은 90석(22%)을 얻었다. 반면 하원 진출에 처음 도전한 신생 좌파 정당 ‘포데모스’와 신생 중도 우파 정당 ‘시우다다노스’는 각각 69석(20.6%), 40석(14%)을 확보하면서 돌풍을 일으켜 정치권을 사실상 4당 체제로 개편했다.

과반 의석을 확보한 정당이 없어 연정 구성이 불가피해지자 국민당과 사회당의 고심이 깊어졌다. 이들은 1976년 프랑코 총통 사망으로 민주화가 시작된 이후 줄곧 양당 체제를 이어왔고, 연정을 꾸린 적은 한번도 없다.

국민당의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는 개표 결과가 나온 직후 연설을 통해 “연정을 구성하겠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당초 국민당이 이념적으로 가까운 시우다다노스와의 연합을 통해 연정을 구성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으나 두 당의 연합만으로는 과반 의석을 확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사회당도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지난달 포르투갈 총선 후 패한 3당이 연합해 좌파정부가 구성된 것처럼 포데모스와 시우다다노스와 연정 구성을 시도할 수 있다. 시우다다노스의 지지가 없을 경우에는 포데모스, 군소 정당들과 연합할 가능성도 있다.

이번 총선에서 신생 정당들이 오랜 양당 구도를 깨트릴 수 있었던 까닭은 경제 불황과 정치 부패 등으로 기성 정치권에 지친 국민들이 새로운 세력으로 눈을 돌렸기 때문이다. 특히 첫 하원 진출 도전에서 20%가 넘는 지지율을 얻으며 돌풍의 중심에 선 포데모스는 반긴축, 반부패를 강조하며 민심을 얻었다. 이들은 창당 4개월 만인 지난해 5월 유럽의회 선거에서 득표율 8%를 기록해 5석을 확보한 데 이어 올 5월 스페인 지방선거에서는 좌파 연합에 참여해 수도 마드리드와 제2도시 바르셀로나에서 시장을 배출하기도 했다.

특히 포데모스를 이끄는 파블로 이글레시아스 대표는 ‘스페인에서 가장 위험한 남자’로 불리며 스페인뿐만 아니라 전 유럽의 주목을 받고 있다. 36세 젊은 당수인 이글레시아스 대표는 정치학 교수 출신으로서 해박한 지식과 논리 정연함으로 유권자들의 호감을 샀다. 특히 그는 올 1월 그리스 총선 당시 아테네를 방문해 알렉시스 치프라스와 어깨동무를 하고 좌파 정당과의 연대를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이글레시아스 대표는 이날 연설에서도 개헌을 언급하는 등 파란을 예고했다. 그는 “스페인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나라가 될 것”이라며 “정치의 새 시대를 열 것이며 국민의 신뢰를 얻도록 개헌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분리독립 요구가 잇따르는 카탈루냐에 대해서도 “독특한 헌법적 위치에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두는 언급해 주목을 받았다고 현지 일간 라방가르디아는 전했다.

신지후기자 hoo@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