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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대 母情, 부산대에 1,000만원 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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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대 母情, 부산대에 1,000만원 기부

입력
2015.12.21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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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 재학 중 심장마비로 숨진 딸을 그리워하던 80대 노모가 평생 모은 1,000만원을 부산대에 장학금으로 기부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지난 14일 오전 9시, 80대 할머니가 작은 가방을 들고 부산대 본관을 찾았다. 이 할머니는 지난달 교통사고를 당해 거동이 불편한 상황이었다. 힘겹게 건넨 손가방에는 구겨진 지폐(1,000만원 가량)가 가득 들어있었다.

할머니의 사연은 이랬다. 할머니는 젊은 나이에 남편과 사별하고 외동딸에 의지하고 살았다. 딸이 부산대 사범대(80학번)에 입학했을 때 누구보다 기뻤을 터. 그런 딸이 졸업을 한 학기 남겨둔 1984년, 4학년 1학기에 갑자기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난 것.

이후 할머니는 딸을 그리워하며 파출부 일로 생활비를 마련하면서 30년 간 쌈짓돈을 모았다. 할머니는 “딸하고 살 때가 가장 행복했다. 아직도 갑작스럽게 떠난 딸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고 내 탓인 것만 같다”며 “딸의 학업에 대한 한을 이렇게나마 풀어주게 돼 다행이다. 액수가 너무 적어서 미안하다”고 말했다.

할머니는 학교 관계자에게 “컴퓨터로 써달라”며 종이 한 장을 건넸다. 유언장 격인 이 종이에는 “집 전세금이 조금이라도 남는다면 내가 신세 진 동사무소 복지과에 기증하고 싶습니다. 내가 사랑하던 사람들 모두 감사합니다”고 적혀있어 지켜보던 이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안홍배 부산대 총장직무대리는 “장학금을 내면서도 외부에는 알리지 말아달라고 했다”며 “부산대는 할머니의 마음을 오랫동안 기억하겠다”고 말했다. 정치섭기자 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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