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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가 트럼프만 때리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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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가 트럼프만 때리는 이유는?

입력
2015.12.21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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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국가(IS)가 트럼프 발언을 용병 모집에 이용하고 있다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발언을 비판하기 위해 트럼프 지지자가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합성사진.
이슬람국가(IS)가 트럼프 발언을 용병 모집에 이용하고 있다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발언을 비판하기 위해 트럼프 지지자가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합성사진.

2016년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최종 후보 입지를 확실히 굳히고 있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공화당 선두 도널드 트럼프 사이에 상호 비난전이 갈수록 가열되고 있다. 본선에서 두 사람이 맞설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기선을 잡기 위한 공방에 점점 감정싸움으로 격화되는 모습이다.

20일 미국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의 무슬림 미국 입국 금지 발언이 이슬람국가(IS)의 용병 모집에 악용되고 있는지 여부를 둘러싸고 이날 내내 클린턴과 트럼프 진영 사이에 비방전이 오갔다.

클린턴 전 장관은 전날 뉴햄프셔 주 맨체스터에서 진행된 민주당 대선 후보 3차 토론에서 트럼프를 비판하던 도중 “트럼프는 IS의 최고 용병모집자다, IS가 과격한 지하디스트들을 모집하기 위해 이슬람교와 무슬림을 비난한 트럼프의 동영상을 보여주고 있다”고 발언했다.

그러나 CNN과 정치전문매체 ‘더 힐’의 확인 결과, IS가 트럼프 동영상을 이용한 사례는 없었다. CNN은 “트럼프의 반 이슬람 발언이 IS의 용병 모집을 북돋우는 방식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많았지만, 실제로 IS의 마케팅 수단으로 사용됐다는 증거는 아직까지 없다”고 보도했다. 그러자 당사자인 트럼프 방송에 나와 “힐러리가 미친 듯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강력히 반격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클린턴 캠프에서는 부랴부랴 미국 주요 방송을 뒤진 끝에 ‘무슬림 입국을 막자는 트럼프 주장이 인질을 참수하는 광신도나 알카에다 등 테러단체의 용병에 사용될 수 있다’는 NBC 방송 논평을 증거로 제시했다. 그러나 미 전문가들은 NBC 논평이 사실을 적시하지 않은 주장에 불과한 만큼, 클린턴 전 장관과 트럼프의 이번 논쟁에서는 트럼프 측이 옳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힐러리 전 장관은 전날 토론회에서 5차례나 트럼프 실명을 거명한 뒤, “허세와 맹신을 동원해 사람들로 하여금 복잡한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놀라운 능력을 가졌다”고 비판했다. 반면 이미 현격하게 격차가 벌어진 같은 당 후보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 마틴 오말리 전 메릴랜드 주지사는 물론이고 마르코 루비오(플로리다)ㆍ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 등 다른 공화당 후보에 대해서는 비판을 자제했다.

클린턴 전 장관의 행보에 대해 트럼프와 각을 세워 은연중 그를 공화당 최종 후보로 낙점시키려는 의도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화당 진영에서는 트럼프가 인기 선두이지만, 민주당과 중도성향 유권자가 모두 나서는 본선에서는 트럼프가 클린턴 전 장관에게는 가장 약체일 수 있기 때문이다. 힐러리 전 장관의 측근인 테리 매컬리프 버지니아 주지사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가장 쉬운 후보가 트럼프이고, 가장 어려운 상대가 부시 전 주지사”라고 밝힌 바 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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