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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청용 결승골... '소녀슛' 오명도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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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청용 결승골... '소녀슛' 오명도 날렸다

입력
2015.12.20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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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청용(가운데).

주어진 시간은 9분이었지만 존재감은 90분 그 이상이었다. 출전 명단에 좀처럼 이름을 올리지 못하며 고전하던 이청용(27ㆍ크리스탈 팰리스)이 정규리그에서 4년 8개월 만에 골을 터트리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청용은 20일(한국시간) 영국 스토크 브리타니아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2016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7라운드 스토크시티와 경기에서 경기 종료를 9분 남겨두고 교체 투입된 뒤 결승골을 넣으며 팀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그동안의 설움을 날릴 수 있는 결정적인 한 방이었다. 올 시즌 EPL 1호 골이자 2011년 4월9일 볼턴 원더러스 시절 웨스트햄과의 경기에서 골을 넣은 뒤 1,716일 만의 정규리그 득점이다.

이날 이청용은 1-1로 팽팽하게 맞선 후반 36분 윌프레드 자하(23ㆍ코트디부아르)와 교체 돼 경기에 나섰다. 지난달 28일 열린 뉴캐슬전 교체 출전 이후 22일 만에 그라운드를 밟은 그는 후반 43분 페널티 박스 오른쪽에서 반대쪽 골대 구석으로 강력한 20m 오른발 중거리포를 날려 결승골을 넣었다. 그동안 다소 강도가 약해 '소녀 슛'이라고 불렸던 오명을 한 방에 떨쳐내는 환상적인 슈팅이었다.

올 시즌 이청용은 누구보다 힘든 시간을 보냈다. 지난 2월 2부 리그인 볼턴을 떠나 크리스털 팰리스로 이적한 그는 이번 시즌 출전 기회조차 잡기 어려웠다. 팀은 4경기 무패 행진을 기록하며 질주를 이어갔지만 이날 경기 전까지 올 시즌 그가 그라운드를 밟은 경기는 고작 4차례, 총 출전 시간도 43분에 그쳤다. 그나마도 선발이 아닌 교체선수로 나선 것이 전부다. 주전경쟁에서 밀린 그는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보는 경우가 많았고 대기 명단에조차 이름을 올리지 못하는 경우도 잦았다. 앨런 파듀(54) 크리스탈 팰리스 감독은 "이청용 같은 선수들의 분발이 필요하다"며 그의 이름을 콕 집어 이야기 하는 등 팀 내 입지도 좁아진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번 결승골로 이청용은 팀과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파듀 감독은 경기 뒤 "그의 골로 아시아 사람들이 밤잠을 다 깼을 것"이라며 "오늘 모습을 보면 이청용이 확실히 깨어났음을 알 수 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청용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프리미어리그에 온 이후 최고의 골이라고 생각한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국가대표팀 핵심 자원인 이청용이 자신감을 찾으면서 울리 슈틸리케(61ㆍ독일) 국가대표팀 감독의 고민도 한층 가벼워질 전망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최근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이청용의 출전 시간 부족에 대해 "대표팀 소집 때 이청용에게 '소속팀에서 비록 주전으로 뛰지 못하더라도 대표팀에 올 자격이 있다는 것을 경기장에서 입증하라'고 당부했다"고 말했다.

한편 영국 축구전문 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이날 이청용에게 평점 7.6점을, 영국 언론 스카이스포츠는 평점 7점을 부여했다.

허경주기자 fairyhkjk@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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