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011년부터 추진한 성과공유제가 잇따라 탄탄한 결실을 거두고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을 목표로 대중소기업협력재단이 추진하는 성과공유제는 대기업이나 공공기관이 협력사와 함께 신기술 개발, 공정개선, 비효율제거 활동을 추진해 얻은 성과를 공유하는 제도다. 지난달까지 213개 기업이 도입해 6,494개 과제를 수행 중이며 이 가운데 2,130개 과제가 성과분배를 마쳤다. 성과공유제의 괄목할 만한 사례를 4회에 걸쳐 소개한다.
한국남부발전이 부산에서 운영영하는 복합화력발전소는 부산 전력수요의 55%를 담당한다. 복합화력발전소는 천연가스를 연소시켜 전기를 생산하고 이때 나온 섭씨 600~650도의 연소가스 열을 배열회수보일러에서 모아 증기터빈으로 한번 더 전기를 생산한다. 고온의 열을 재활용하는 효율이 49.31%로 꽤 높다.
그러나 발전소는 4년 전까지 꽤 큰 고민이 있었다. 보일러 내부 구조물 및 연소 장치의 부식 등으로 발생한 먼지(철산화물)가 외부로 빠져나가 민원이 끊이지 않았다. 굴뚝에 먼지 수거용 집진장치를 설치해도 70% 가량만 제거됐고 나머지 30% 가량이 빠져 나가 주변 지역에 주차된 자동차 등을 녹슨 철가루처럼 뒤덮어 주민들의 항의를 받았다.
남부발전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협력업체에서 근무하다 환경오염방지 설비업체 이엠코를 설립한 조한재 대표에게 성능이 좋은 집진장치 공동개발을 제안했다. 이후 남부발전은 2011년 이엠코와 협약을 맺고 3억원을 지원했다
양 사 직원들은 1년간 연구 끝에 가스 투과력을 높이고 철산화물 입자가 달라붙도록 점착성을 가미한 ‘배열회수보일러 철산화물 집진장치’ 기술을 2013년 개발했다. 한국산업기술시험원 성능시험결과 이 장치는 먼지의 91%를 제거했다.
남부발전은 8개의 배열회수보일러 중 6개에 1대당 3억원인 이 장치를 설치했고 내년에 나머지 2개 보일러에도 설치 예정이다. 성과공유방식에 따라 이엠코에 기술을 이전하는 대신 총 판매액의 1%를 경상기술료로 받는 기술이전 협약도 체결했다.
게다가 지난해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통합구매상담회를 열어 전국 발전 6개사의 발전소 구매 담당자를 불러모아 판로확보도 지원했다. 중소기업이 전국 발전소를 찾아다니며 판매하기 힘든 점을 감안해 남부발전이 직접 나선 것이다.
덕분에 이엠코는 남부발전과 같은 철산화물 먼지로 고민하던 발전소들이 장치를 속속 구매해 34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신규 일자리 4개를 창출했다. 남부발전은 경상기술료로 받은 3,400만원을 유니세프와 사회단체의 장학기금으로 기부했다.
부산=박민식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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