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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매물은 나와도 사려는 사람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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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매물은 나와도 사려는 사람은 없어"

입력
2015.12.20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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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비수기 맞은데다 주택대출 규제 강화 여파

미국의 금리인상 따른 금융비융 증가 우려도 작용

주택시장이 잇단 '금융악재'에 휘청거리고 있다. 지난 14일 발표한 가계부채 관리방안과 17일 미국의 금리인상 단행이 직격탄을 날렸다. 특히 개포 주공단지를 비롯해 서울 강남권의 주요 재건축 단지들은 매도 호가가 지난달에 비해 수천만원씩 하락했지만 매수자들이 나서지 않고 있다. 사진은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 개포동 주공1단지. 연합뉴스
주택시장이 잇단 '금융악재'에 휘청거리고 있다. 지난 14일 발표한 가계부채 관리방안과 17일 미국의 금리인상 단행이 직격탄을 날렸다. 특히 개포 주공단지를 비롯해 서울 강남권의 주요 재건축 단지들은 매도 호가가 지난달에 비해 수천만원씩 하락했지만 매수자들이 나서지 않고 있다. 사진은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 개포동 주공1단지. 연합뉴스

"매물은 꽤 나왔는데, 사려는 사람이 없으니까…"

부동산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서울 주요 지역에서는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발표된 뒤 매매수요가 자취를 감췄다.

수도권은 오는 3월부터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규제에 돌입하지만, 겨울철 비수기가 겹치면서 벌써부터 수요가 위축된 모습이다. 강남권 일부 지역에서는 집값이 소폭 하락하는 양상이다.

강남구 개포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매물은 있는데 사려는 사람들이 한발짝씩 물러난 상황"이라며 "사려는 사람이 없으니까 (대출제 발표 전) 9억 6000만원이던 물건이 지금 9억1000만원까지 내려갔다"고 말했다.

개포동의 다른 공인중개사도 "지금 볼 수 있는 매물은 12여개. 이전에 비하면 굉장히 많다"며 "대출규제 전에 팔아야 한다고 생각했는지 미리 내놓는 사람들이 꽤 있는 편"이라 설명했다.

역삼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수요 실종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거래가 전반적으로 얼어붙었다"며 "가격도 좀 떨어졌다. 다른 때보다 매물이 많은 이때가 오히려 집사기에 적기"라고 매입을 권유하기도 했다.

수요는 위축됐지만, 아직까지 급매물이 나오는 상황은 아니었다.

서초구 반포동의 공인중개사는 "가격이 조금 떨어졌지만 사려는 사람도 없는 상황"이라며 "매물이 다른 때보다 많이 나왔지만 아직 급매물까지 나오는 단계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강북 지역은 상대적으로 대출규제의 영향을 덜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봉구 도봉동의 한 부동산중개사는 "사는 사람도 없고 팔려는 사람도 없다"며 "앞으로도 가격대나 거래량도 지금 같은 상태를 유지할 것 같다"고 말했다.

강북구 미아동의 다른 공인중개사도 "이곳 지역은 가격이 빠진다고 해도 서서히 빠지는 곳"이라며 "아직까지 급매나 가격급락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다만 사는 사람은 물론 파는 사람도 없는 거래 침체기"라고 말했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 전문위원은 "수도권은 내년 3월부터 본격적으로 대출규제에 돌입하지만, 은행들이 이를 고려해 선제적으로 대출상담에 나서기 때문에 수요 침체가 지금부터 서서히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대출규제에서 빠진 집단대출의 영향을 더 받는 분양시장은 대출규제 전후로 분위기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경기 용인시 수지구의 한 모델하우스 분양현장에는 방문객이 크게 붐비지는 않았지만, 여전히 상담을 받는 이들이 눈에 띄었다.

이곳 분양관계자는 "대출 규제 발표와 아예 관계가 없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집단대출이 규제 대상에서 빠졌기 때문에 당장 수요가 줄지는 않았다"며 "전반적으로 주택 수요가 위축됐다지만, 아직 대출규제가 분양시장까지 영향을 주는 것 같진 않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향후 대출받을 때를 고려해 신중하게 분양에 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대출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중도금은 집단대출로도 가능하기 때문에, 이번 대출로 분양수요가 크게 줄지 않은 것으로 본다"며 "하지만 2~3년 뒤 입주시점이 되면 잔금을 주택담보대출로 전환해야 하는데, 그때 대출을 받지 못하면 잔금을 치르지 못해 입주를 못하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잔금을 치를 때 대출을 받을 수 있을지를 곰곰이 따져본 뒤 분양에 임해야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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