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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통일 기여한 지휘자 쿠르트 마주어 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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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통일 기여한 지휘자 쿠르트 마주어 타계

입력
2015.12.20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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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출신의 세계적 지휘자 쿠르트 마이어. AP 연합뉴스
독일 출신의 세계적 지휘자 쿠르트 마이어. AP 연합뉴스

독일 출신의 세계적인 지휘자 쿠르트 마주어(Kurt Masur)가 19일 타계했다고 뉴욕 필하모닉이 밝혔다. 향년 88세.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매튜 밴베지엔 뉴욕필 단장은 “지난 1991년부터 2002년까지 뉴욕필 음악감독을 역임하고 그 이후 명예 음악감독을 맡아온 마주어가 타계했다는 소식을 깊은 슬픔을 갖고 그의 가족과 뉴욕필을 대신해 전한다”고 말했다. 밴베지엔 단장은 마주어 감독이 11년간 뉴욕필을 지휘하면서 오늘날까지 살아 있는 유산을 남겼다고 덧붙였다.

마주어는 독일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를 26년간 지휘했으며 1990년 10월 3일 독일 통일 기념식에서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 연주도 이끌었다.

걸출한 음악적 역량 외에도 적극적인 대외 활동으로도 잘 알려졌다. 특히 동독 민주화 시위의 발원지인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 지휘자로 1989년 시위 당시 유혈사태를 막는 데 이바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경찰과 대치 중인 라이프치히 시민에게 라디오 방송을 통해 비폭력, 평화 시위를 당부했고 연주회장인 게반트하우스 문을 열어 시위 군중을 피신시켰다. 독일 통일 직후인 1990년대 초 독일 대통령 후보로 거명되기도 했으나 당시 마주어는 정치적인 역할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후 뉴욕필 음악감독 직을 맡아 지휘자의 길을 계속 걸었다.

9ㆍ11 테러 당시 유럽 투어 중이던 그는 뉴욕 필과 함께 브람스 ‘독일 레퀴엠’을 추모곡으로 연주했다. 이후 몇 달 동안 그라운드 제로 근처에서 무료 정오 음악회를 열었다. 2002년 한일월드컵이 한창일 때 뉴욕 필을 이끌고 세종문화회관에서 말러 교향곡 1번을 공연했다.

이윤주기자 miss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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