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사고 16일 만에 복구 완료
도공 “수시로 점검… 걱정 없어”
원인 규명도 안전 장치도 부족
“너무 서둘러 개통” 우려 목소리
서해안고속도로 서해대교 통행이 19일 오전0시부터 재개된다. 케이블 화재ㆍ절단 사고로 통행이 차단된 지 16일만이다. 그러나 정확한 사고원인 파악과 근본적인 대책 마련 없이 서둘러 개통이 이뤄지는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한국도로공사는 18일 안전성검토위원회를 열어 케이블 3개 교체작업을 마친 서해대교에 대한 정밀외관조사, 현장계측, 차량주행시험 등의 검사를 거친 결과 안전성이 확보됐다고 판단, 서해안고속도로 서해대교 구간(송악IC~서평택IC) 양방향 통행을 19일 0시부터 전면 재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서해대교는 이달 3일 오후 목포방면 2번 주탑에 연결된 교량 케이블에서 화재가 발생, 72번 케이블이 끊기고 56ㆍ57번 케이블이 손상되면서 같은 날 오후8시10분부터 양방향 통행이 차단됐다.?도공 관계자는 “서해대교 차단으로 주변 국도 이용시간이 사고 전 40분에서 최대 120분까지 늘어나 운전자들의 고통이 컸다”며 “당초 25일부터 부분 개통하려고 했으나 다른 공사 현장에 납품된 자재를 조기 조달한데다, 24시간 복구 작업으로 공사 기일을 단축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사고원인이 아직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충분한 안전장치 마련 없이 개통이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적지 않다. 현재 사고원인은 낙뢰에 의한 화재가 가장 유력하지만 이를 막기 위한 낙뢰 예방조치나 화재에 대한 소방대책도 세워지지 않은 상태다. 이날 서해대교 관리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고현무 안전성검토위원회 위원장은 “단기간에 낙뢰를 예방할 조치를 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말했고, 신재상 한국도로공사 건설본부장은 “피뢰침 이외에 특별한 대책이 없는 상황”이라고 인정했다. 전 세계적으로 사장교가 낙뢰를 맞는 것은 서해대교가 2번째라서 피뢰침 이외 특별한 대책이 없다는 것이다. 화재방지를 위한 대책도 현재 추진하는 단계에 있은 뿐이다. 케이블을 싸고 있는 PVC 등을 불에 타지 않는 내연성 재료로 교체하는 작업이 필요할 수 있지만 이런 대책도 나오지 않고 있다.
때문에 자칫 유사한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 대형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이날 기자회견에서 안전성검토위원회와 도공 측은 당시 사고가 연쇄적으로 이어져 발생했다며 아찔했던 순간을 전하기도 했다. 이들에 따르면, 처음 낙뢰로 추정되는 화재가 일어난 72번 케이블이 파장되면서 인접한 다른 케이블에 장력변화와 다리 상판의 변형이 연쇄적으로 발생했다. 72번 케이블이 끊어지면서 56,57번 케이블이 손상됐고, 다시 인접해 있던 71번과 55번 케이블도 영향을 받았다는 설명이다. 이들은 물론 연쇄적인 손상이 관리한계 내에 있어 심각한 수준이 아니었으며, 복구 완료된 지금 케이블의 장력과 상판의 변형은 사고 이전으로 돌아왔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시민단체 한 인사는 “이번 사고는 서해대교가 외부 충격에도 안전성을 갖춰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 것인데, 당국은 서해대교 자체의 안전성만 따져 서둘러 개통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도공 관계자는 “국토교통부 주관으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에서 전문적인 조사와 실험, 검토 등을 통해 대대적인 보완책을 마련할 것”이라며 “서해대교는 수시로 안전점검이 실시되고 있는 만큼 운전자는 걱정 없이 통행해도 된다”고 말했다.
박관규기자 ace@hankookilbo.com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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