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의 시간이 다가올수록 신태용(45)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손에 쥔 카드는 많은데 당장 26일 신태용호에 승선할 정예 멤버 23인을 추리기가 만만치 않다. 신 감독은 내달 13일 카타르에서 개막하는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U-23(23세 이하) 챔피언십을 대비해 17일부터 울산에서 마지막 국내 소집훈련을 이끌고 있다. 이 곳에서 최종 엔트리를 선발해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본선 진출 티켓 사냥에 나선다. 대표팀은 이 대회에서 3위 안에 들어야 리우 본선 무대에 안착할 수 있다.
신 감독이 울산 훈련에서 기치로 내건 것은 ‘원팀’이다. 앞서 7일부터 15일까지 가졌던 제주도 전지훈련이 개인 기량을 점검하는 자리였다면, 울산에서는 포메이션 전략을 대입하고, 손발을 맞추는 것이 목표다. 특히 내달 카타르 대회가 리우로 가는 최종 발판인 만큼 이에 앞서 팀워크를 끈끈하게 다지는데 공을 들이겠다는 심사다. 신 감독은 “팀을 하나로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중동 지역은 국내와 환경이 완전히 다르다. 선수들이 살신성인해서 팀에 보탬이 된다는 정신력이 있어야 우리가 최소 3위 안에 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선수들에게는 역시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는 것이 지상과제다. 23인의 명단 안에 들기 위해 울산 훈련에 참가한 28명이 치열한 생존 경쟁을 펼쳐야만 한다. 특히 제주도 훈련과 달리 울산 훈련에는 해외파가 합류하면서 마지막 관문도 훨씬 좁아졌다. 신태용호에서 에이스로 분류되는 류승우(22ㆍ레버쿠젠)조차 “좋은 선수들이 워낙 많아 나도 경쟁해야 한다”며 “유럽파라고 해서 (주전경쟁에서) 앞서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손사래를 칠 정도다. 2010년 프랑스에 진출한 이후 올림픽 대표팀 명단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린 정충근(20ㆍ낭트) 역시 “국내에 와보니 기량이 좋은 선수들이 너무 많다”며 “정신줄을 놓을 수가 없다”고 얼떨떨해 했다. 권창훈(수원 삼성) 지언학(알코르콘) 김동준(이상 21ㆍ연세대) 등 ‘94라인’의 파워도 막강하다.
한편 신 감독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동메달 이상의 성적을 내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올림픽 동메달은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홍명보호가 달성한 사상 최고 성적이다. 한국은 U-23 챔피언십에서 이라크, 우즈베키스탄, 예멘과 함께 C조에 편성됐다. 8강 토너먼트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조 2위 안에 들어야 한다.
이현주기자 memory@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