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남풍(77ㆍ사진) 재향군인회장을 둘러싸고 그 동안 제기돼 온 ‘금권선거ㆍ매관매직’ 의혹이 모두 사실이었던 것으로 검찰 수사결과 드러났다. 그는 선거과정에서 약 10억원의 금품을 뿌리고, 당선 후에는 5억원대의 뒷돈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중앙지검 조사1부(부장 조종태)는 조 회장을 업무방해 및 배임수재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고 18일 밝혔다. 육군사관학교 18기인 조 회장은 육군 대장 출신이다.
검찰에 따르면 조 회장은 올해 3~4월 향군회장 선거를 앞두고 전국 대의원 200여명에게 “나한테 투표해 달라”고 부탁하면서 총 10억원 가량을 뿌린 혐의다. 향군회장 선거는 공직선거법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검찰은 이를 ‘향군 선거업무 방해’로 보고 형법상 업무방해죄를 적용했다. 당시 살포됐던 금품의 대부분을 회삿돈을 빼돌려 지원한 사업가 조모(50)씨도 횡령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조 회장은 회장 당선 이후인 올해 4~6월, 향군상조회 대표에 임명해 달라는 청탁과 함께 이모(64), 박모(69)씨로부터 각각 6,000만원, 5,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도 받고 있다. 실제로 이씨는 향군상조회 대표로, 박씨는 향군상조회 강남지사장에 선임됐다.
조 회장은 또, 올해 향군과 중국제대군인회의 관광교류 사업을 추진하고 있던 또 다른 조모(69)씨한테서 사업 편의 제공 명목으로 4억원을 받기도 했다. 돈을 건넨 조씨는 중국 인민정치협상회의 부주석을 지낸 재중동포 조남기씨의 조카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우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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