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희롱인가, 단순한 해프닝인가.
SBS 예능프로그램 ‘한밤의 TV 연예’가 구설에 올랐다. 가수 아이유와 걸그룹 소녀시대의 멤버 윤아의 사진과 관련해 성희롱을 연상시키는 내용의 방송을 해 팬들의 반발을 불렀다.
‘한밤의 TV 연예’는 지난 16일 방송에서 연예계의 기이한 일들을 모은 코너 ‘한밤의 기묘한 이야기’를 다뤘다. 착시현상 때문에 이상하게 보일 수 있는 연예인들 사진을 소개하며 시선을 끌었다. 다리가 없는 것처럼 보이는 걸그룹 출신 배우 소희, 팔이 세 개인 것처럼 착각을 일으키는 배우 한가인의 사진 등이 소개됐다. 시청자들이 문제 삼은 것은 윤아와 아이유의 사진이었다. 한 잡지의 표지 사진에 담긴 윤아의 모습이 목이 돌아가 보이는데 반대로 돌리면 더 자연스럽다는식의 설명을 합성사진을 제시하며 곁들였다. 아이유 사진도 비슷한 관점에서 소개하며 머리를 반대로 해야 사진 속 모습이 더 자연스러워 보인다라는 의견을 붙였다.
신기한 사진들을 우스개처럼 다룬 내용으로 가벼이 넘어간 시청자도 있으나 분노하는 시청자가 적지 않았다. 여성의 신체를 두고 앞뒤 구분이 잘 되지 않고 머리를 돌리면 오히려 자연스럽다고 언급하는 게 성희롱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제작진은 비하 의도가 없다는 해명을 내놓았으나 논란은 더 커지는 모양새다.
‘한밤의 TV 연예’의 ‘전과’도 거론되고 있다. ‘한밤의 TV 연예’는 지난 9월 방송에서 극우사이트인 일간베스트(일베)에서 만들어진 영화 ‘암살’의 합성 포스터를 내보냈다가 비판에 직면했다. 같은 달 다른 방송에서는 병역기피자 가수 김우주에 대해 다루며 동명이인인 또 다른 가수의 영상을 내보내는 방송사고를 냈다. 시청자들이 16일 방송에 대해서도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이유 중 하나다.
지나친 해석이라는 일부의 의견에도 불구하고 많은 네티즌이 이날 싸늘한 비판의 글들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기사 댓글에 담았다. “검토할 것 없이 당연히 성적 비하”(azaz****), “사적인 농담도 아니고…”(syre****) 등의 글을 통해 지상파TV답지 않은 방송 내용이라고 비판했다.
라제기기자 wenders@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