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남 거창군 덕유산에서 등산객 27명이 조난돼 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무리한 겨울 산행이 부른 사고로 보고 있다.
16일 오후 6시 9분께 경남 거창군 북상면 소정리 덕유산 지봉헬기장 인근에서 등산객 27명이 조난됐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이들은 대부분 부산의 산악회 회원들로 이날 오전 11시께 경남 거창군 고제면 신풍령휴게소를 출발, 횡경재(해발 1,342m)를 거쳐 송계사 구간으로 산행 중이었다.
그러나 갑자기 눈이 많이 내려 산길이 보이지 않아 구조대에 신고하고 기다렸다. 사고 당일 덕유산 정상 부근에는 최대 1m 가량 눈이 쌓였다.
이날 오전 9시 30분 등산로 6곳이 입산통제 됐지만 이들은 무인탐방로를 통해 입산한 것으로 전해졌다. 덕유산국립공원 남덕유 분소 관계자는 “관할 탐방로 6곳 중 3곳은 무인으로 운영되고 입산이 통제되면 안내판과 현수막을 걸어둔다”며 “조난객들은 무인탐방로를 통해 산행에 나선 것 같다”고 말했다.
많은 눈 탓에 구조대도 애를 먹었다. 대설주의보가 내린데다가 어두워서 구조헬기를 띄울 수 없었던 것. 소방대와 덕유산국립공원 직원들은 눈 덮인 산길을 걸어 4시간 30분 만에 등산객들과 만나 하산했다.
구조대는 12시간 만인 17일 오전 6시께 구조를 마쳤다. 그러나 김모(57ㆍ여)씨가 하산 직전 저체온증으로 쓰러져 병원 치료를 받던 중 숨졌다. 등산객 3명은 동상과 탈진 등으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거창=정치섭기자 su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