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열린 이벤트대회 ING생명 챔피언스 트로피에 참가한 선수들이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와 발전기금 징수를 놓고 마찰을 빚고 있다.
총상금 10억 원을 걸고 열린 이 대회에서 우승팀인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연합팀은 6억5,000만 원을, 준우승팀인 KLPGA 연합팀은 3억5,000만 원을 수령했다. 출전 선수들은 상금을 배분하는 과정에서 KLPGA가 상금의 6.7%를 협회발전기금으로 징수한 것에 대해 의아하다는 뜻을 내비쳤다. 사전 동의 여부와 정규대회가 아닌 이벤트대회 상금에 발전기금을 뗀 것을 두고 뒷말이 나왔다. 아울러 LPGA 연합팀의 신지은(23ㆍ한화)과 이미향(22ㆍ볼빅)은 KLPGA 회원이 아니었지만, 이들은 상금에서 10%를 발전기금으로 내야 했다.
이에 대해 KLPGA는 빠른 시일 내에 임시 이사회를 열고 이번 일과 관련해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KLPGA 관계자는 17일 본보에 “빠르면 다음주 중 이사회가 열릴 예정이다. 이사회가 개최되려면 이사진의 과반수 이상 참석해야 하는 데 지금은 그 부분과 관련해 인원 체크 등 준비 과정에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특별회비와 같은 발전기금 부분에 대해 “KLPGA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등과 달리 영구회원제로 운영되고 있다. 따라서 회원수가 시간이 지나면 수천명으로 늘어날 것이다. 협회는 은퇴한 선수들의 미래까지 모두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200억 원이라는 유보금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별회비는 1989년 협회가 설립됐을 때부터 생겼던 제도로 선배들은 다 그것을 냈다. 물론 현재 선수들이 다른 생각을 하고 있고, 규정이 바뀌어야 할 시점이 온 것이라면 협회는 그런 가능성들을 열어놓고 논의하겠다는 생각이다”고 해명했다. 비회원인 해외 선수들에 대한 회비 징수를 놓고는 “그 선수들은 기존에 저희가 만들어 놓은 상금 등 기반 내에 초청 형식을 통해 들어온 경우라 볼 수 있다. 회원 선수들의 경우 입회비나 특별회비 등을 내왔지만, 그 선수들은 그런 부분이 없었다. 그래서 회원 선수들보다는 좀 더 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서 과거에 만들어졌던 규정을 적용한 것이다”고 항변했다.
KLPGA 2부와 3부 투어에 대한 기금 징수도 논란이 일 조짐이다. 1부 투어는 총상금이 5억∼6억 원에서 최대 10억 원 규모다. 그러나 2부인 드림투어는 대회별 상금이 7,000만 원선이다. 3부인 점프투어는 3,000만 원선. 하지만 1부 투어와 똑같은 상금의 6.7%를 징수하고 있다.
박인비(27ㆍKB금융그룹)의 소속사 갤럭시아SM의 한 관계자는 전화 인터뷰에서 “선수들은 KLPGA와 대립관계로 되는 것을 원하지 않고 있다. 대의적인 차원에서 협회에서 좋은 안들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입장이다. 선수들은 이번 일이 잘 해결되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박종민기자 mi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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