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희(60) SK 감독은 '뛰는 야구'를 선호한다. 1995년 롯데 사령탑 당시 국내 최초 팀 200도루를 달성하기도 했다. 그는 "투수, 수비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주력"이라며 "타격은 마지막"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올해 SK는 발로 재미를 보지 못했다. 도루는 94개로 9위에 그쳤다. 1위 NC(204개)와 엄청 큰 격차다. 성공률은 61.4%로 최하위였다.
도루가 적은 이유는 발 빠른 선수들의 부상 영향이 컸다. 이명기(22개)를 제외하고 조동화(18개)와 김강민(7개)의 도루수가 지난해보다 확 줄었다. 2014년 조동화는 37개, 김강민은 32개를 기록했다. 발 야구를 부활하기 위해 SK는 '도둑들' 육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주목할 이들은 박계현(23), 유서준(20), 이진석(20)이다. 이 세 명은 팀 내 가장 빠른 주력을 자랑하는 '육상부' 삼총사다. 김인호 SK 주루코치는 "세 선수 모두 좋은 자질을 갖고 있다"며 "때문에 기술적인 부분보다 기본적인 것들을 지켜주기를 강조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각자 장점도 뚜렷하다. 박계현은 "경험이 많다는 것이 장점"이라며 "실수도 많이 했지만 얻은 것도 많다. 상황 판단 능력도 나아진 것을 느끼고 이런 점들이 자신감으로 이어지는 게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유서준은 "스타트 부분이 가장 자신 있다"며 "상황 판단이나 주루 센스도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이진석은 "베이스에 도달할 때 슬라이딩을 잘 한다. 슬라이딩 동작을 할 때 자신도 모르게 몸 방향을 트는 선수들이 있는데 나는 바로 슬라이딩을 한다"고 했다.
보완할 점 역시 스스로 잘 알고 있었다. 박계현은 "도루할 때 빠른 발을 잘 살리지 못한 걸 만회해야 한다. 그래야 내 경쟁력도 올라간다"고 밝혔다. 유서준은 "경기 경험이 아직 적다 보니 경험을 쌓아가면서 한 단계씩 성장해나가야 한다"고 말했고, 이진석은 "스타트가 빠른 편이 아니라 집중 연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서준과 이진석은 내년 시즌 목표로 "팀 내 도루 1등"이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유서준은 "좋은 경쟁 상대가 많아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좋은 선수들 속에서 제일 잘 뛰고 싶다"고 다짐했다. 이진석은 "기회가 많이 주어진다면 두 자릿수 이상 도루를 성공하겠다"고 약속했다. 둘에 비해 1군 경험이 풍부한 박계현은 당차게 50도루를 목표로 설정한 뒤 "성공률은 80% 이상으로 잡았다"고 강조했다.
사진=박계현(왼쪽)-유서준.
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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