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축구 클럽인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프리메라리가)는 2000년대 초반부터 이른바 '갈락티코(Galacticoㆍ은하수)' 정책을 펼쳤다. 이는 포지션별 최고의 축구 스타들을 영입하는 드림팀 구성 정책이다. 2000년대 초반 출범한 1기에는 호나우두와 지네딘 지단, 라울 곤잘레스, 루이스 피구, 데이비드 베컴, 호베르투 카를로스 등이 포진했으며 2010년을 전후해 탄생한 2기에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카림 벤제마, 카카, 사비 알론소, 메슈트 외질, 앙헬 디 마리아 등이 속했다. 이름값으로만 따지면 이보다 더 대단한 팀은 없을 정도다.
2015시즌 K리그 우승팀 전북 현대가 '한국판 갈락티코'를 꿈꾸고 있다. 전북은 스토브리그에서도 선수 보강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며 광폭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전북은 J리그 마쓰모토와 계약이 종료된 김보경(26)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동시에 지난 시즌 11골로 K리그 득점 9위에 올랐던 로페즈(25ㆍ제주 유나이티드), 득점 6위(12골) 이종호(23), 센터백 임종은(25ㆍ이상 전남 드래곤즈)에 대한 영입 작업도 펼치고 있다. 전북 구단 홍보팀의 한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선수들과 접촉한 것은 사실이다. 협상은 중간 단계쯤 와 있다"고 말했다. 전북은 앞서 리그 최우수선수(MVP)이자 팀의 정신적 지주인 이동국(36)과 2년 연장계약을 하며 전력 누수를 막았다. 출혈을 최소화하는 한편, 공격적인 투자로 알짜배기 선수 수집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K리그 대부분의 구단들이 긴축 재정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전북의 공격적인 행보는 놀랍기만 하다. 최근 프로축구연맹의 한 관계자도 본지와 인터뷰에서 "인건비 지출과 관련해 구단들이 위축돼 있는 상황이다"며 "하지만 전북은 몸값과 이름값이 있는 선수들을 영입하는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북 관계자는 "다른 구단들에 비해 책정된 예산이 조금 많기는 하지만, 구단이 선수영입을 위해 예산을 늘렸다거나 그렇지는 않다. 따라서 자본력을 통해 선수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다"며 "구단은 평소대로 보다 좋은 선수, 젊은 선수를 영입하는 데 노력하고 있을 뿐이다"는 입장을 보였다.
진행 중인 협상에서 모두 긍정적인 결과를 낼 경우 전북은 이동국(13골ㆍ4위), 이종호, 로페즈 등 지난 시즌 득점 10위 내 선수 세 명을 보유하게 된다. 이미 리그 최고의 '닥공(닥치고 공격)'을 자랑하던 전북이 이번 선수 보강에서 좋은 성과를 낸다면 내년 시즌 더욱 막강한 '무적함대'의 위용을 갖추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사진=전북 선수단(구단 제공).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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