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집에 침입한 50대 도둑을 때려 뇌사 상태에 빠뜨렸다가 치료 중 사망한 ‘도둑 사건’의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피고인의 항소 기각을, 변호인은 무죄를 주장했다.
서울고법 춘천 제1형사부(부장 심준보) 심리로 16일 열린 집주인 최모(21)씨에 대한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피고인의 폭행에 따른 상해와 합병증이 집에 침입한 도둑의 사망과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있는 만큼 상해치사 혐의는 유죄”라고 밝혔다. 검찰은 이어 “이미 제압한 도둑을 수 차례 폭행한 것은 정당방위나 과잉방위에도 해당하지 않는다”며 피고인의 항소 기각을 주장했다.
반면 최씨의 변호인은 “자신의 집에 침입한 도둑을 제압하는 과정에서 이뤄진 폭행은 정당방위였고, 다소 피고인이 도둑을 과도하게 제압했더라도 이는 과잉방위에 해당해 처벌할 수 없다”며 “최씨의 폭행과 도둑의 사망 사이에는 직접적인 인과 관계가 없는 만큼 상해 치사는 무죄”라고 주장했다.
최씨는 지난해 3월8일 오전 3시 15분쯤 강원 원주시 남원로 자신의 집에 침입한 김모(당시 55세)씨를 주먹과 발 등으로 수 차례 때려 식물인간 상태에 이르게 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년 6월을 선고 받았다.
그러나 1심 판결 이후 최씨가 항소하자 ‘정당한 자기방어의 범위가 과연 어디까지 인지’와 도둑을 제압하는데 사용한 빨래건조대가 위험한 물건인지를 놓고 공방이 벌어졌다.
이후 뇌사 상태에 빠진 김씨가 요양병원에서 치료 중 지난해 12월 사망하자 검찰은 상해 치사 혐의로 최씨에 대한 공소장을 변경했다.
최씨는 방어권 보장 차원에서 지난 3월 보석 석방돼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선고 공판은 다음 달 20일 오후 2시에 열린다.
박은성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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