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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개월 표류한 어부, 동료 시신 먹었나

입력
2015.12.16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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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개월 간 표류하다 극적으로 살아남은 호세 살바도르 알바렌가와 함께 출항했다 사망한 에제퀴엘 코르도바(작은 사진) AP
15개월 간 표류하다 극적으로 살아남은 호세 살바도르 알바렌가와 함께 출항했다 사망한 에제퀴엘 코르도바(작은 사진) AP

바다에서 표류하다 지난해 1월30일 마셜제도의 한 산호섬에서 극적으로 구조된 엘살바도르 어부 호세 살바도르 알바렌가(36)가 표류 중 생존을 위해 동료의 시신을 먹었다며 유족으로부터 100만달러(11억7,780만원) 상당의 손해배상 소송에 직면했다고 텔레그레프가 15일(현지시간) 전했다. 알바렌가는 고장이 난 작은 배에 의지해 표류하면서 15개월 동안이나 살아남아 그의 극적인 이야기로 전세계에 화제가 됐던 인물이다.

알바렌가는 2012년 12월 중순쯤 이틀 간의 일정으로 멕시코 연안에서 어부인 에제퀴엘 코르도바(당시 22세)와 함께 배를 타고 고기잡이에 나섰다. 하지만 강한 풍랑을 만나 배의 엔진이 고장 나면서 결국 그는 15개월 동안 표류하다 홀로 살아남았다. 알바렌가는 당시 상황에 대해 “폭풍으로 높이 3미터가 넘는 파도가 몰아치면서 배가 고장 나고 선실에 있던 생필품이 모두 바다로 쓸려나갔다”면서 “구조요청을 위한 통신기도 마찬가지면서 우리는 공포에 질렸다”고 말했다.

알바렌가와 코르도바는 이후 몇 달 동안 물고기와 새를 잡아먹고, 바다거북의 피나 빗물을 마시면서 버텼다. 새나 거북이에는 비타민C가 풍부해 채소를 섭취하지 않았을 경우 앓게 되는 괴혈병을 피할 수 있는 방편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표류 후 2개월쯤 후인 2012년 3월쯤 맨손으로 잡은 새를 먹던 중 코르도바가 심한 통증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알바렌가는 “새의 뱃속을 열었더니 맹독을 가진 바다뱀이 있었다”며 “코르도바가 복통을 호소하기 시작했고 이후 아무 것도 먹지 못하면서 결국 사망했다”고 말했다. 알바렌가는 코르도바의 죽음 이후에도 일주일 가까이 그의 시신을 배 안에 놔두고 말동무를 삼기도 했으나, 스스로가 미쳐가는 것을 깨닫고는 코르도바의 시신을 바다에 버렸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코르도바의 유족은 알바렌가의 말을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코르도바가 죽은 이유와 시신 처리 과정 등이 석연치 않다는 이유다. 알바렌가가 코르도바의 시신을 일주일 가까이 배 안에 놔두었던 이유가 ‘음식으로 쓰기 위한 것 아니었냐’는 의문을 제기하며 시신이 부패해 먹을 수 없게 되자 바다에 버렸다고 추측하고 있다. 알바렌가는 코르도바의 시신을 먹었다는 의혹을 거듭 부인하고 있는 상태다.

유족이 알바렌가의 출판 수익을 분배 받길 원해서 소송을 거는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알바렌가는 올해 10월 ‘438 Days’(438일) 이라는 제목으로 자신의 표류 경험을 담은 책을 출판했다. 코르도바의 유족은 이 책 내용들이 알바렌가의 전유물이라고 볼 수 없는 만큼 수익 일부분을 배분해 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유족들은 앞서 올해 4월 알바렌가에게 책 출판을 통해 얻는 총 수익의 50%를 달라고 요구한 바 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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