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로스앤젤레스(LA) 교육청 산하 모든 공립학교들이 15일(현지시간) `캠퍼스 내 폭발물을 숨겨뒀다’는 불특정 테러 위협으로 수업을 중단하고 휴교했다.
LA 교육청과 LA 경찰은 “이날 오전 전자통신 수단을 통해 학교의 안전과 관련된 내용을 전달받았고, 그에 따라 안전이 확실해질 때까지 수업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이날 휴교령은 교내에 백팩과 포장물 형태의 폭발물 은닉했다는 위협에 따른 것이라고 LA 타임스는 전했다. 이와 관련해 LA 교육청과 경찰은 “교육청 산하 모든 학교의 캠퍼스를 샅샅이 뒤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조치는 LA 동부 샌버나디노에서 총격범 부부가 14명을 숨지게 한 총격테러 사건이 발생한 지 2주도 안 돼 나온 것이다.
라몬 코르티네스 교육감은 “이번 위협은 이메일을 통해 전달됐으며, 캠퍼스를 구체적으로 특정하지 않았지만, 학교 여러 곳이 포함돼있다”면서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휴교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휴교 조치는 최근뿐만 아니라 과거에 일어난 (테러) 사건들에 기반해 내린 조치”라면서 “사전 예방조치는 매우 중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르티네스 교육감은 “그동안 여러 번 위협 이메일이 교육청에 전달돼왔다”면서 “하지만, 이번 위협 이메일은 상당히 구체적이고 근거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샤년 하버 LA 교육청 대변인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테러 위협 이메일은 어제 저녁 교육위원회의 한 위원에게 전달됐다”면서 “오늘 오전 7시에 학부모들에게 로보-콜(자동음성전화)를 통해 휴교 조치를 알렸다”고 말했다.
LA 교육청과 경찰이 폭발물 위협 이메일의 IP 주소를 추적한 결과 독일 프랑크푸르트라는 사실이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브래드 셔먼 연방 하원의원(민주·캘리포니아)은 “교육위원에게 전달된 이메일 전송자는 자신을 `지역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와 협력하고 있는 극단적 무슬림’이라고 주장했다”고 말했다고 LA 데일리뉴스가 보도했다.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LA 교육청 산하에는 900여 개의 공립학교와 187개 차터스쿨이 소속해 있다. 학생 수는 70만여 명에 이른다.
이날 뉴욕 시에서도 공립학교에 대한 테러 위협을 받았지만, 수사 당국은 곧바로 `장난’이라고 진화했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뉴욕에서는 믿을 만한 위협이 없다”면서 “우리 어린이들은 안전하다고 절대적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빌 브래튼 뉴욕 경찰국장은 “LA에서 받은 위협과 거의 유사했다”면서 “믿을 만한 테러리스트 위협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미 연방수사국(FBI)는 이번 공립학교에 대한 테러 위협이 LA와 뉴욕을 비롯해 전국 여러 곳에 동시에 보내졌다는 점에 주목하면서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신지후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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