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에서 처음으로 여성 참정권이 보장된 가운데 지난 12일(현지시간)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여성 당선자가 20명 배출된 것으로 공식 집계됐다. 선거를 통한 여성의 공직 진출은 건국 83년만에 처음이다.
하마드 사드 알오마르 사우디 지방행정부 대변인은 15일 “선거관리위원회의 개표 결과 여성 후보 20명이 최종 당선됐다”면서 “이는 매우 놀라우면서도 긍정적인 결과”라고 말했다. 알오마르 대변인에 따르면 여성 당선자는 수도 리야드에서 4명, 동부주(州)에서 3명 등 전국적으로 고루 분포됐다.
알오마르 대변인은 979명인 여성 후보자 중 당선자 수가 너무 적은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여성이 처음 참여한 선거치고는 상당히 많은 수가 당선된 것”이라며 “서방국가엣도 여성이 참정권을 행사한 첫 선거부터 이런 규모의 당선자가 나오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4년 뒤 지방선거에서는 더욱 많은 여성이 입후보해 당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지방선거는 284개 지방의회에서 2,106명의 의원을 뽑았다. 투표에 참여한 여성 유권자는 모두 10만6,572명으로 최종 집계됐는데, 이는 등록한 여성 유권자(13만637명)의 81.6%에 해당한다. 알오마르 대변인은 “투표에 적극 참여한 여성 유권자들이 무척 자랑스럽다”면서 “80%가 넘는 투표율에 사우디 정부도 상당히 고무돼 있다”고 말했다.
양정대기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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