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야구 대입 비리를 수사 중인 경찰이 연세대에 이어 고려대 야구부로 수사를 확대했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야구부 입학을 대가로 돈을 주고 받은 혐의로 고려대 야구부 우모(58) 감독과 서울고 야구부 후원회장을 지낸 총동창회장 출신 현모(69)씨를 불구속 입건하고 출국금지 조치했다고 15일 밝혔다. 우 감독에게 돈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는 학부모 A(47)씨도 불구속 입건됐다.
경찰에 따르면 우 감독은 “고려대에 아들을 입학시켜달라”는 청탁과 함께 지난해 현씨를 통해 두 차례에 걸쳐 2,0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애초 학부모 A씨로부터 4,000만원을 받았던 현씨는 중간에서 2,000만원을 빼돌린 혐의도 받고 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지난해 현씨가 야구 후원회비 명목으로 2,000만원을 요구했고, 이후 우 감독에게 돈을 전달한다며 또다시 2,000만원을 요구했다”고 진술했다. 이후 A씨가 우 감독을 만난 자리에서 “학생 입학을 조건으로 돈을 요구하냐”고 따져 묻자 그는 “후원비로 들어온 것으로 알았다”고 해명한 뒤 A씨에게 돈을 돌려준 것으로 드러났다. 현씨도 우 감독과 A씨의 해명 요구가 이어지자 2,000만원을 A씨에게 반환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달 연세대 입학처를 압수수색하고 이 대학 야구부 조모(44) 감독 등 6명을 입건하는 등 서울 6개 대학 야구부의 입시 비리에 대해 수사 중이다. 조 감독 등은 고교 시절 4할대를 기록한 타자를 떨어뜨리는 대신 방어율 9점대의 투수를 입학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해 연세대 야구부에 지원한 11명 중 2명을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를 마쳤고, 나머지 학생 전원과 교수, 감독 등을 차례로 소환할 방침이다.
박주희기자 jxp93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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