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지방법원이 마련한 인문학 강좌가 법조계와 시민들의 거리감을 좁혔다는 평가를 받고 마무리됐다.
법원은 10월부터 지난 14일까지 ‘춘천지법에 보내온 인문학 편지’를 주제로 매주 월요일 11시40분부터 12시40분까지 모두 10차례 강좌를 마련했다. 바쁜 생활 속에서도 인문학적 사색으로 메마른 마음에 물을 주자는 취지였다.
지역 내 저명인사가 대거 참여한 강좌 내용도 알찼다는 평가다. 지난달 2일 강사로 나선 권오길 강원대 생물학과 명예교수는 삶은 달걀을 교재로 사용해 눈길을 끌었다. 권 교수는 달걀을 세워보라고 주문한 뒤 실체적 진실을 찾기 위해서는 ‘왜 그럴까’라는 과학적 호기심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신승호 강원대 전 총장은 ‘영화 인터스텔라로 보는 우주이야기’를 주제로 공간과 물질, 시간이 어우러져 만든 장엄한 교향곡인 우주에 대한 이해를 일상의 언어로 쉽게 풀어주는 시간을 가졌다.
마임이스트 유진규씨와 김종로 강원대 인문대학장, 이면우 춘천교대 총장, 송일준 MBC프로듀서가 몸짓의 언어와 오페라, 언어와 이미지의 앙상블 등을 주제로 강연을 했다. 인문학 강좌에는 법원과 검찰 직원들은 물론 춘천시의회, 위탁보호위원, 일반시민들이 대거 참여해 법조계와 시민들과의 친밀도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성기문 법원장은 “인문학 강의를 통해서 우리의 마음을 치유하고, 재판과정에서도 당사자들의 어려운 상황을 헤아릴 줄 하는 공감과 통찰을 키우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며 “앞으로도 법원이 마음이 따뜻한 재판을 할 수 있도록 인문학적 소양을 기르는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박은성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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