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임관혁 부장검사)는 15일 사료업체에서 뇌물을 받은 혐의(변호사법 위반)로 농협축산경제 전 대표 남모(71)씨를 구속기소했다.
검찰조사 결과 남씨는 사료첨가제 유통업체인 B사의 농협 납품 물량이 유지되도록 도와주고 작년 6월부터 올 4월까지 B사로부터 8,000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사료판매업체 S사 등에서 수천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전날 이기수 농협축산경제 현 대표도 소환해 조사했다. 이 대표는 검찰 출석 전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구속기소된 남씨의 '뇌물 스토리'는 이렇다.
B사는 작년 4∼5월 농협의 사료사업을 총괄하는 축산경제 대표가 이기수씨로 바뀌자 자사 사료첨가제 납품 물량이 줄어들 것을 우려해 농협 축산 분야의 원로에 속하는 남씨에게 줄을 댔다.
남씨는 "이 대표가 같은 고향 사람으로 내가 축산경제 대표로 있을 때 부하직원으로 데리고 있었다. 축산경제 대표 선거 때도 도움을 많이 줬다"는 등 친분을 과시하며 B사에 적극적으로 금품을 요구하기도 했다.
실제 남씨가 B사와 협의한 금품 제공 조건은 '월간 납품물량이 90t이면 월 1천만원, 그 이하는 1㎏당 100원'으로 상당히 구체적이었다.
남씨는 2008년 농협을 떠났지만 이 대표와 친분으로 조직 안팎에서 영향력을 유지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2007년 축산경제 대표직에 올랐지만 이듬해 7월 협력업체에서 납품 청탁과 함께 11억여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돼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
송진현 기자 jhsong@sporbiz.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