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진행되는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미국이 2006년 12월 이후 9년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를 포함한 글로벌 시장의 각종 불안요소가 쌓여 있어 Fed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금리를 올려도 될 만큼 미국 경제가 회복됐는지,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면 달러의 대규모 유출이 불 보듯 뻔한 신흥국에 위기를 초래하지는 않을지 등 고려해야 할 문제들이 만만치 않다.
전문가들은 FOMC회의가 마무리되는 16일 오후(우리시간 17일 오전) 재닛 옐런 Fed 의장이 현재 0.00~0.25%의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는 내용의 발표를 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하지만 14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국내 물가가 금리를 올릴 만큼 충분히 상승하지 못했다며 금리 인상 후 경기침체가 우려된다고 보도했다. WSJ은 “물가상승률이 Fed의 목표치인 2%에 훨씬 못 미치는 1%미만으로 기준금리를 올리기엔 적잖은 부담이 된다”고 전했다. 신흥국들이 모여있는 아시아시장의 현재 상황은 2004년 앨런 그린스펀 전 Fed의장이 기준금리를 1%에서 0.25%포인트 인상한 것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5.25%까지 올렸을 당시와 비교해 크게 둔화되어 있다는 점도 결단을 내려야 할 Fed에 부담을 준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이 25년 만에 최악의 성장 침체기를 맞고 있으며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신흥국의 달러부채가 산처럼 쌓여 있어 2004년과 달리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후 이들 아시아 시장이 휘청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같은 우려로 인해 12월 정례회의 이후 내년에 이어질 미국의 금리 인상 폭도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이란 추측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40여 년간 금리와 물가상승률이 꾸준히 비례해 움직인 만큼 내년 이후에도 인플레가 회복되지 않는다면 낮은 수준의 금리가 상당기간 이어질 것이다”고 전망했다. 워싱턴포스트도 “지난 가을 Fed가 예측한 내년 말 금리 인상 전망치 1.4%는 너무 낙관적이었다는 평이 많다”라며 “Fed가 만일 금리를 점진적으로 인상해가더라도 과거처럼 4%까지 끌어올릴 수는 없다는 게 대체적 전망이다”고 보도했다.
한편 15일 금리 인상을 앞둔 미국에선 부실채권 환매 행렬이 이어지고 회사채 값이 뚝뚝 내려가는가 하면 소비위축을 걱정하는 자영업자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최근 덴버 외곽에 20만달러를 대출해 피자 가게를 연 윌리엄 해리는 NYT와 인터뷰에서 “사람들은 꼭 필요한 소비를 마치고 남는 돈으로 피자를 사먹기 마련이다”라며 “금리가 올라가 여윳돈이 줄어든다면 우리와 같은 소형자영업자들이 가장 큰 피해를 볼 것이다”고 말했다.
양홍주기자 yangh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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