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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억원 기부, 박석민이 먼저 제안했다

입력
2015.12.15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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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포츠경제 김지섭] 8억원 기부 제안은 박석민(30•NC)이 먼저 했다.

박석민은 올 시즌 뒤 삼성을 떠나 NC 유니폼을 입으며 역대 FA(프리에이전트) 최고액(4년 총 96억원)을 갈아치웠다. 이 가운데 매년 2억원씩 총 8억원을 어려운 환경의 어린이를 돕는 데 기부하기로 했다. 이는 구단의 뜻이 아니라 선수 본인의 의지였다.

NC 구단 관계자는 15일 "솔직히 박석민이 시장에 나올 줄 몰랐고, 우리 영입 리스트에 없었다"며 "(삼성과) 결렬됐다는 소식을 들은 다음 바로 만났는데 계약 얘기를 나누면서 먼저 본인이 어렵게 지내는 어린이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는 말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박석민의 맏아들이 어렸을 때 아팠다고 한다"면서 "그래서 더욱 주위 어린이들에게 관심이 많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박석민은 몸값이 높아진 만큼 책임감도 더욱 생겼다. 먼저 모범을 보이고 사회에도 보탬이 되겠다는 마음이 NC 입단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NC는 박석민 영입 당시 "국내 최고 3루수라는 평가, 야구 팬과 동업자인 선수들의 관계, 기부 계획 등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확인한 뒤 함께 하기로 결정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박석민 역시 "팬들의 사랑과 NC의 관심과 투자에 감사 드리며 팀 안팎에서 더 큰 책임감을 갖고 새로운 도전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라운드에서 의도치 않은 '몸 개그'로 가벼워 보일 수도 있지만 박석민은 실제 진중한 사나이다. 삼성 시절에도 올해 주장을 맡으면서 리더십을 발휘하기도 했다. NC와 협상 테이블에서도 진지함을 잃지 않았다. NC 관계자는 "박석민을 처음 만나봤는데 협상 내내 생각이 깊었고 어른스러웠다"고 말했다.

한편 박석민은 NC에서도 삼성 시절부터 달았던 등 번호 '18'을 유니폼에 새긴다. 원래 이 번호의 주인은 왼손 투수 홍성용이었지만 kt로 트레이드되면서 공석이 됐다. 그러나 박석민이 오기 전 선수단 내부에서 18번을 고졸 2년차 투수 배재환이 달기로 정했다. 배재환은 외모가 선동열 전 KIA 감독을 닮아 팀 내에서 '배동열'이라고 불린다. 선 전 감독의 현역 시절 등 번호 또한 18번이었다. 18번의 주인이 없는 줄 알았던 박석민은 구단 관계자에게 이 얘기를 전해 듣고 배재환과 직접 대화를 나눴고, 후배의 양보로 18번을 계속 달 수 있게 됐다.

사진=박석민.

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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