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한라물과 백두물의 '용쟁호투'
알림

한라물과 백두물의 '용쟁호투'

입력
2015.12.15 09:28
0 0

한라산'과 '백두산'이 생수 시장에서 치열한 전쟁을 시작했다.

점유율 1위 한라산물 삼다수와 성장률 1위 백두산물 백산수가 드라이브를 걸면서 점유율 확대를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이들이 자존심을 건 싸움을 이미 시작했다는 판단이다. 삼다수 판매원인 광동과 백산수 생산자인 농심 사이에는 악연이 있기 때문이다.

농심은 2012년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와의 계약 만료로 애지중지 업계 1위로 키워 놓은 삼다수와 결별했었다.

광동은 제주특별자치개발공사와 계약으로 생수 시장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여전히 1위를 달리고 있다.

현재 싸움은 점유율 면에서 삼다수(45.2%)가 백산수(5.6%)에 비해 극강이다.

그러나 향후 시장을 자신할 수 있는 곳은 없다. 이미 공룡이 돼 버린 삼다수와 욱일승천하는 백산수의 싸움은 이제 시작이다.

▲농심의 드라이브, 백산수 쑥쑥 성장

농심은 진짜 백두산 천지물로 삼다수에 도전장을 던졌다.

농심 신춘호 회장의 '좋은 재료를 좋은 설비로 만들면 반드시 성공한다'는 철학을 실천한 것이다.

올해 10월에는 제2공장을 가동하면서 한국과 중국을 포함한 동북아 생수 1위를 추구하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는 삼다수를 뛰어넘고야 말겠다는 농심의 의지는 남다르다.

농심은 지난 10월에는 창립 50주년 기념으로 기자단을 초청해 백두산 '이도백하'지역의 백산수 공장과 수원지를 견학시키며 백산수의 우수성을 알렸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중국 곳곳에 뻗어 있는 농심의 네트워크를 이용 해 중국 판매망을 조직했고, 최근에는 이도백하-훈춘-나진을 거쳐 부산항으로 들어오는 새로운 루트를 개척했다.

기존의 이도백하-대련-평택·부산을 거치는 운송로에 비해 거리는 획기적으로 줄고 비용이 크게 절감되는 운송로다.

최근 백산수의 성장세는 대단히 가파르다. 2012년 출시한 백산수는 최근 2년간 매년 34%가 넘는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소 4~5년은 큰 폭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고 있다. 유통업 관계자 A는 "농심은 생수시장에서 이미 1등(삼다수)을 해본 노하우가 있다. 게다가 홍보전은 올해 하반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그런데 그래프가 좋다"라고 밝혔다.

백산수가 쑥쑥 성장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백두산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담았고 백두산물 자체라는 것을 검증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국내 수질분석 권위자로 알려진 공주대학교 신호상 교수는 "농심 백두산 백산수가 인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미네랄 함유량이 국내외 시판 생수 가운데 최고 수준이고, 목넘김이 깔끔한 물이다"고 소개한 바 있다.

농심의 야망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중국 이도백하에서 북한 경원선을 통해 들어올 수 있는 방법까지 검토하고 있다. 북한을 통과하는 운송 루트가 개척되면 백산수의 원가는 그만큼 절감된다. 삼다수에 비해 운송비에서도 비교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게 농심측 분석이다.

▲1등 삼다수의 위엄, 고객사은축제

2010년 구제역 파동을 겪으면서 독보적인 1위로 뛰어오른 제주 삼다수의 생수 시장 점유율은 절반에 육박한다.

그런데 압도적인 1위 삼다수가 백산수의 성장에 깜짝 놀랐다. 삼다수는 출시 후 17년 만에 처음으로 고객 사은행사를 준비했다. '제주삼다수 5+1 이벤트'를 올해 연말까지 진행한다. '제주삼다수 5+1' 이벤트는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 창립 20주년과 제주 삼다수 61억병 돌파를 기념해 마련한 행사다. 제주삼다수 2L 여섯개가 들어있는 포장팩(이하 6입팩)을 5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 12월 말일까지로 별도 인쇄된 6입팩 기준 500만팩 가량이 모두 소진될 때까지 이벤트는 진행될 예정이다.

제주개발공사 관계자는 이번 이벤트에 대해 "출시 초부터 지금까지 변함없는 사랑을 베풀어주신 고객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행사를 기획하게 되었다. 삼다수가 국민 생수로 독보적인 1위를 할 수 있었던 것은 품질에 대한 두터운 신뢰가 가장 큰 이유다"며, "수질이 매우 깨끗하고 물맛이 담백할 뿐만 아니라 커피와 차의 맛을 좋게함은 물론 분유를 타는 데도 적합한 물이다"고 전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삼다수가 2위 업체들을 견제 하기 위한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제주삼다수는 1998년 3월 출시된 이후 연평균 12.7%(올해 6.3%)의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출시 3개월 만에 국내 먹는 샘물 페트병 시장 1위에 올랐고, 지금까지 17년 동안 1위의 자리를 굳건히 지켜오고 있다.

삼다수가 1위를 꾸준히 유지할 수 있는 이유는 네트워크다. 대형할인마트 뿐 아니라 편의점 매대에서 강력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 게다가 백산수가 나오기 전까지 가장 깨끗한 물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었다.

또 제주도 청정지역의 해발 420m에서 취수한 화산 암반수로 풍부한 미네랄이 함유되어 있다. 1998년도부터는 매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수질검사와 미국 국가과학재단(NSF)의 품질 인증을 받고 있다.

한라산과 백두산 생수 싸움의 서막은 이미 올랐다. 승부는 누가 소비자를 감동시키는 물을 만드느냐에 달려있다.

채준 기자 doorian@sporbiz.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