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위안화 가치가 내년 말까지 평균 4% 가량 지속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해외투자은행(IB)들이 내다봤다. 일각에선 절하폭이 최대 18%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15일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64개 IB 중 3곳은 내년 말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최대 7위안대까지 상승할 정도로 위안화 가치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네덜란드 라보뱅크는 내년 2분기부터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7.27위안, 3분기 7.47위안, 4분기 7.65위안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내년 4분기 위안화 가치가 14일 역내시장 종가(6.4591위안) 대비 18.4%나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일본 다이와은행은 내년말 달러/위안 환율이 7.5위안을 찍을 것으로 예상했고, 노르웨이 DNB은행은 내년 4분기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7.03위안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전체 집계 대상 은행의 내년말 달러/위안 환율 평균 전망치는 달러당 6.61위안이다. 이는 내년 말 위안화 가치가 2.3% 평가절하될 것이라는 의미다.
앞서 14일 국제금융센터가 14개 주요 해외IB의 달러/위안 환율 전망치를 집계한 결과 IB들은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3개월 후 6.5242위안, 6개월 후 6.6125위안, 9개월 후 6.6733위안, 1년 후 6.7143위안까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위안화 가치가 14일 역내시장 종가 대비 3개월 후 1.0%, 6개월 후 2.4%, 9개월 후 3.3%, 1년 후 4.0% 등의 폭으로 각각 떨어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바클레이즈와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oA-ML)는 1년 후 달러당 위안화 환율이 최대 6.9위안까지, 모건스탠리와 UBS, 노무라는 6.8위안까지 각각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15∼16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 재개를 앞두고 14일 역내시장에서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2011년 7월 이후 최고치로 상승해 위안화 가치가 4년 5개월만에 최저로 하락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 8월 11∼13일 위안화 가치를 3.3% 절하해 전세계 금융시장을 충격에 몰아넣은 이후 지난 주말 사실상 달러화에 연동해온 위안화 환율을 13개 주요 무역상대국 통화환율로 구성된 통화바스켓에 연동하겠다고 밝혔다. 국제금융시장은 이를 미국의 금리인상 이후 중국이 자국 수출에 유리하게 달러 대비 위안화를 평가절하하겠다는 포석으로 해석하고 있다.
국제금융센터 관계자는 “위안화는 달러 대비 절하됐지만 유로화 대비 강세폭이 컸고, 말레이시아나 러시아, 호주 등 산유국 통화에 비해서도 강세를 기록했다”며 “중국은 이를 근거로 달러화 대비 위안화 절하 유도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실장은 “위안화 환율을 통화바스켓에 연동하게 되면 전반적으로 지금보다 약세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다”면서 “미국은 돈을 죄는 반면 중국은 돈을 푼다면 위안화 가치는 떨어지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1∼2년 내 달러대비 위안화 환율이 7위안대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양정대기자 torch@hankooko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