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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디스크 약물 주입 주사 방향만 살짝 바꿔도 효과 좋아져

입력
2015.12.14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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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주 분당서울대병원 교수팀, 62명 환자 대상으로 연구결과

최은주 분당서울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가 목 디스크 환자의 경막외 부위에 스테로이드를 주사하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최은주 분당서울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가 목 디스크 환자의 경막외 부위에 스테로이드를 주사하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뒷목이 심하게 결리고 어깨가 아프거나 어깨나 팔이 마비되는 느낌이 있다면 목 디스크나 경추협착증일 가능성이 높다. 목 디스크는 컴퓨터를 장시간 이용하거나 구부정한 자세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20, 30대 젊은 층에서도 많이 발병하는 추세다.

목 디스크는 보통 수술보다 ‘보존적 치료’나 ‘비수술적 치료’가 권장된다. 보존적 치료는 약물치료, 물리치료, 운동치료, 주사치료 등이고, 비수술적 치료에는 신경차단술 등이 있다.

비수술적 치료법 중 통증과 신경치료를 위해 가장 많이 시행되는 치료는 주사를 사용한 치료법이다. ‘경막외’ 부위에 스테로이드를 주사한다. 주입된 스테로이드는 통증을 일으키는 주 원인인 염증 반응을 억제하고 통증을 일으키는 염증성 단백질과 신경전달 물질을 희석하고 제거한다.

최은주ㆍ남상건ㆍ이평복 분당서울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 연구팀은 기존 주사법으로 치료한 환자 31명과 새로운 주사법으로 치료한 환자 31명 등 62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새로운 주사법이 목 디스크와 경추협착증 치료 시 더 효과적이고 안전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통증의학 계열 최고수준 국제 저널인 ‘영국 마취의학회지(British Journal of Anaesthesia)’ 최근호에 실렸다.

연구팀은 기존 두 가지 주사치료법이 각기 다른 장단점을 가지고 있는 것에 주목했다. ‘경추간공 주사법’은 신경에 가깝게 약물을 주입해 효과를 높인 반면 안전성은 다소 낮은 단점이 있다. ‘추궁간 주사법’은 신경 주변의 경막외에 약물을 주입해 안전성은 높지만 경추간공까지 약물의 전달이 쉽지 않았다.

개선된 주사법은 두 가지 주사법의 장점을 모두 살리기 위해 주사 바늘의 삽입 위치와 각도를 변경했다. 안전성을 위해 기존 추궁간 주사법과 같이 경막외 부위에 약물을 주입하되, 각도를 더 비스듬히 기울여 약물 주입 방향이 신경 쪽을 향하도록 했다.

결과는 연구팀의 예상을 뛰어 넘었다. 안전성을 위해 경추간공 주사법이 아닌 추궁간 주사법을 개선해 적용한 만큼 효과성은 경추간공 주사법과 비슷한 수준만 돼도 성공적이라고 생각했는데, 개선된 주사법이 오히려 더 높은 치료 효과를 보인 것이다.

약물 도달 정도는 물론 약물이 혈관에 흡수되는지 여부, 시술 시 불편감 등에 있어서도 개선된 추궁간 주사법은 경추간공 주사법보다 효과가 더 좋다는 것이 증명됐다.

최 교수는 “약물의 주입 각도를 바꿔보자는 작은 시도가 더 나은 치료법을 만들어냈다”며 “기존 치료법만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더 좋은 치료법을 개발해 많은 환자가 혜택을 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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